▶3줄 요약
1. IL-17 억제에 BAFF 차단을 결합한 이중항체 티불리주맙, 화농성한선염 2상 2026년 4분기 결과 발표 예정
2. 위약 대비 HiSCR75 반응률 차이가 20~25%포인트 이상이면 경쟁력 있는 결과로 평가할 수 있어
3. 성공 시 M&A 가능성이 커질 수 있지만 동시에 기업가치가 단일 파이프라인에 집중돼 있는 리스크도 감안해야
주라바이오(Zura Bio)는 빅파마가 개발 우선순위에서 제외한 임상 자산을 도입해 후속 개발하는 자산 중심(asset-centric) 바이오텍입니다. 2022년 설립 이후 일라이 릴리에서 2개, 화이자에서 1개 물질을 도입했으며, 외부 투자 유치와 SPAC 합병을 거쳐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그리고 주라바이오의 기업가치를 좌우할 핵심 파이프라인은 티불리주맙(tibulizumab)입니다. 2023년 4월 릴리에서 도입한 이 물질은 화농성한선염(Hidradenitis Suppurativa, 이하 HS)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2026년 4분기 발표될 예정입니다.
HS는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처럼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통증을 동반한 염증성 혹과 농양이 반복해서 생기는 만성 피부 면역질환입니다. 미충족 수요가 큰 영역이었으나 UCB의 빔젤릭스(bimekizumab)와 노바티스의 코센틱스(secukinumab) 같은 IL-17 억제제가 신약으로 출시되면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IL-17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내보내는 신호물질로, 과도하면 피부 등에서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이를 차단하는 치료제가 승인됐다는 건 HS에서 IL-17을 겨냥하는 접근이 이미 임상적으로 검증됐다는 뜻이죠.
티불리주맙은 이처럼 검증된 IL-17 기전 차단에 BAFF 차단을 결합한 이중항체죠. BAFF는 B세포가 살아남고 성숙하도록 돕는 단백질인데, 지나치게 많아지면 염증이나 자가면역을 일으키는 B세포가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BAFF 차단이 해볼 만하다는 근거도 있습니다. HS 환자 병변에서 BAFF 증가가 관찰되고, B세포 경로를 겨냥한 접근이 임상에서 가능성을 보였으니까요. 결국 주라바이오가 검증해야 할 가설은 검증된 IL-17에 가능성 있는 BAFF를 얹었을 때, IL-17 단독 치료제를 넘어서는 추가 효능이 나오느냐 여부입니다.
투자 관점에서는 릴리가 티불리주맙의 후속 개발을 중단한 배경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0년대 초반 릴리는 코센틱스와 탈츠 등 IL-17 치료제의 3상이 본격화되자 단독 IL-17 억제제보다 높은 효능을 낼 수 있는 복합 기전을 검토했고, 티불리주맙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2013년 1상 이후 약 10년간 개발이 중단됐습니다. 구체적인 중단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본 골격인 타발루맙이 류머티즘관절염과 루푸스 3상에서 실패하면서 관련 자산의 우선순위가 함께 낮아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티불리주맙 자체의 임상 실패라기보다는 모약물의 실패와 포트폴리오 조정의 영향을 받은 자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TibuSHIELD 2상의 1차 평가변수는 16주 AN count 변화지만, 경쟁력을 가늠할 진짜 지표는 HiSCR75입니다. HiSCR75는 농양·염증성 결절이 기준 대비 7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이죠. 코센틱스·빔젤릭스·소넬로키맙 등 IL-17 계열의 임상 결과와 주라바이오 경영진의 설명을 종합하면, 성공의 기준선은 위약 대비 20~25%포인트 차이를 내는 것입니다. 이를 달성하면 M&A되거나 3상을 진행할 수 있는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겁니다. 반면 기존 IL-17 치료제보다 아래에 머문다면 BAFF를 더한 복합 기전의 설득력은 낮아지게 되죠.
이런 맥락에서 경영진의 이력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주라바이오는 2026년 1월 공동창업자이자 이사회 멤버였던 샌딥 쿨카르니(Sandeep Kulkarni)를 신임 CEO로 선임했는데, 그는 이뮤노반트(Immunovant) COO를 거쳐 2021년부터 투르말린 바이오(Tourmaline Bio)를 이끌다 2025년 9월 약 14억달러 규모로 노바티스에 매각한 인물입니다. 티불리주맙의 2상 결과가 긍정적이기만 한다면 라이선스 거래나 M&A 등 사업개발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는 의미죠.
정리하자면 티불리주맙은 이미 효과가 검증된 IL-17 억제에 BAFF 억제를 더해 효능을 높이려는 약물입니다. 성공한다면 대형 면역질환 치료제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BAFF 억제는 입증되지 않은 기전이기도 합니다. 그 성패를 처음으로 가르는 데이터는 2026년 4분기 HS 2상, 특히 기존 치료제를 뛰어넘는 HiSCR75 결과입니다. 성공하면 빅파마가 내려놓은 자산을 되살린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지만, 실패하면 큰 폭의 주가 하락도 감내해야 합니다. 검증된 항체에 표적 하나를 더하면 효능이 올라가는지, 10년 전 릴리가 던진 물음의 답이 2026년 4분기에 나옵니다.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6년 7월 20일 17시 00분 게재됐습니다.**
김정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