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크크' 열풍의 주역인 그룹 코르티스의 첫 단독 콘서트를 두고 '무성의' 논란이 거세다. 음악과 스타일에 직접 관여하며 '영 크리에이티브 크루(영크크)'로 포지셔닝하고, 신인답지 않은 무대 장악력으로 인정받은 이들이었던 만큼 이번 논란은 더욱 뼈아프다.
코르티스는 지난 18, 19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첫 투어 '풋 유어 폰 다운(PUT YOUR PHONE DOWN)'을 개최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나서는 투어에 팬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특히 코르티스는 자유분방하고 독창적인 스타일로 K팝의 전형적인 틀을 깨는 팀으로 주목받았던바, 이들이 선보일 무대에 업계 전반의 이목이 쏠렸던 바다.
파격적인 공연 타이틀부터 관심을 받았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같이 뛰며 즐기자는 의미를 더해 '풋 유어 폰 다운'을 타이틀로 내걸었다. 대부분의 국내 공연에서 팬들이 휴대폰을 들고 아티스트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는 형태에서 벗어나자는 뜻으로 해석돼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1회차 공연 이후 콘서트는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공연 러닝타임이 1시간 40분 정도로 짧았던 데다가, 히트곡인 '레드레드(REDRED)'와 '영크리에이터크루(YOUNGCREATORCREW)'를 각각 4번, 5번 반복해 선보이면서 부실한 세트리스트였다는 지적이 일었다.
어쩌면 예상할 수 있는 논란이었다. 지난해 8월 데뷔한 코르티스는 발표곡이 단 12곡에 그치는 신인이다. 데뷔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찌감치 투어에 돌입하게 되면서 2시간 이상의 러닝타임을 채우기에는 곡 수가 턱없이 모자랐다. 여기에 짧은 곡 길이도 한몫했다. 코르티스의 곡은 대부분 길이가 2분대에 그친다. 데뷔 앨범 전곡을 들어도 17분 39초, 미니 2집은 16분 5초 수준이다. 팀의 실력과는 무관하게 물리적으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익화를 위해 빠르게 투어에 돌입해야 했다면, 그만큼 공연 퀄리티를 보완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따른다. 코르티스의 이번 콘서트 티켓 가격은 14만3000원으로 저렴한 편이 아니었음에도, 빈 세트리스트를 채울 커버 무대나 VCR, 의상 체인지 등이 없었다. 전형적인 공연 스타일에서 벗어나 모쉬핏(음악에 맞춰 몸을 부딪치며 격렬하게 즐기는 것)을 추구했다고 할지라도, 관객이 공감하지 못했다면 과연 그것이 좋은 공연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는다.
1회차 공연을 다녀온 팬들은 "갑자기 불이 켜지고 퇴장하라고 해서 당황했다", "공연이 일찍 끝나서 셔틀버스를 더 빨리 탄 건 처음이다", "자꾸 휴대폰을 내려놓으라고 하던데 계속 같은 곡을 반복하니까 저절로 내리게 되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젊고 힙한 감성을 대표하는 '영크크'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코르티스였지만,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콘서트를 통해서는 그들의 팬인 관객을 설득하지 못한 셈이다.
2회차 공연에서는 피드백을 의식한 듯 일부 변화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팬들의 후기에 따르면 멤버들은 즉석에서 팬들에게 듣고 싶은 곡을 신청받아 앙코르로 선보이는가 하면, 멘트도 전날보다 길어졌다. 휴대폰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던 멤버들은 "'풋 유어 폰 다운'은 정신이다. 휴대전화를 들어도 된다"고 태도를 바꾸기도 했다.
다만 2회차 역시 곡 수 부족으로 인한 히트곡 반복 가창은 여전했다. 온라인에서는 "'올콘(콘서트 전 회차를 관람하는 것)'을 한 사람은 총 11크크(11번의 '영크크' 무대를 봤다는 의미)'를 했다"는 말도 나왔다.
한편 코르티스는 소속사를 통해 "라이트 켜주시고 응원봉도 들어주시니 보기에 너무 좋다. 데뷔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이렇게 큰 무대를 채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하다"라며 "저희는 무대를 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이렇게 좋은 문화와 좋은 무대는 여러분 없이 만들 수 없다. 앞으로도 쭉 저희와 함께해 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관객들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무대에 몰입했고, 공연장은 순도 높은 '떼창'으로 가득 찼다"고 자평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