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국가 부도 위기였던 2008년보다도 지금이 훨씬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여의도 한국거래소가 강원랜드보다 지금 더한 투기판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5월 27일 4조4000억원으로 출범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50일 만에 4배 가까이 불어 17조원이 됐다"며 "삼성전자(우선주 포함)·SK하이닉스(SK스퀘어 포함) 4종목의 코스피 비중이 39%에서 61%가 됐는데 레버리지 상품까지 얹었으니 두 종목만 흔들려도 코스피가 거의 왔다갔다 널뛰기 장세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도박판을 책임져야 할 세 사람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용범 정책실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세 사람"이라며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민 돈을 걸고 도박판을 만든 사람들은 도박 개장죄나 도박 방조죄로 처벌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변동성 완화 대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교육 시간을 늘린 게 전부"라며 "업계에선 쓸모없는 대책이며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평가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이 상품 거래의 60%가 외국인 기관인데 외국인 기관은 손을 대지 않고 개인 투자자 손을 댔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김용범 정책실장은 유동성 공급자, 이른바 LP의 헤지 거래 기간을 장 마감 시간 30분 전에서 2시간으로 늘린다는 대책을 내놨다"며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보면 ETF 운용사는 그날 종가 기준으로 목표 배율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리밸런싱 거래는 어차피 몰릴 수밖에 없고 물량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2시간짜리 예측 가능한 매도·매수 기회를 주기 때문에 눈치 빠른 투기 세력이 더 투기를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업계에선 레버리지 배수를 현재 2배 추종에서 1.5배 이하로 하향 조정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그러면 변동성이 좀 잡힐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더 나아가 "(김용범 정책실장) 본인의 입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폐지는 어렵다. 불가능하다 하니까 해결이 안 되는 것"이라며 "당장 폐지하지 못하더라도 단계적 축소 일정, 상장 폐지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