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부정 여론은 단편적…규제 논의 신중하게 해야"

입력 2026-07-20 16:36
수정 2026-07-21 09:51
▶마켓인사이트 7월 13일 오후 6시 51분

제도 도입 20년이 지난 사모펀드(PEF)가 일부 대형 거래와 사건 위주로 부정적 인식이 형성된 탓에 객관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홈플러스 사태 등 개별 사례에 매몰돼 실질적 공과를 논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개별 투자 성패가 PEF라는 투자 주체의 문제로만 단순 환원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법무법인 지평의 이행규 대표변호사(사진)와 안중성·정원혁 변호사는 서울대 금융법센터가 발간한 법률저널 ‘BFL(Business·Finance·Law)’ 136호에 게재된 ‘PEF의 기능과 역할-재평가의 필요성’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PEF가 △단기 수익 실현을 위한 과도한 배당·차입 △구조조정 단행으로 고용 불안 초래 △기업 지배권 분쟁 심화 등과 관련한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PEF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생긴 이유에 대해 저자들은 “PEF 거래는 비공개로 진행돼 외부에서 전체 맥락과 장기적 효과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구조조정이나 경영권 인수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는 단기적으로 드러나는 고용 감소 등 갈등이 크게 부각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일부 대형 거래에서 발생한 사회적 논란과 과거 금융 사고를 계기로 형성된 불신이 결합하면서 특정 사례가 산업 전반의 일반적 속성으로 확장·일반화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저자들은 이 같은 ‘사건 중심 담론’에 매몰되면 PEF의 기능과 역할을 입체적으로 평가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개별 거래의 성패나 사회적 파급 효과는 기업의 재무 상태, 산업 구조, 거시 경제 환경, 규제 조건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이를 PEF라는 투자 주체 자체의 본질적 문제로 단순 환원하는 경향은 바람직한 정책적·규범적 논의를 전개하는 데 한계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저자들은 최근 국회와 정부에서 논의 중인 사후적인 PEF 규제에 대해 우려했다. 이들은 “특히 개별 사건에 대한 사후적 규제가 강화될 경우, 장기 투자와 위험 감수를 전제로 하는 PEF의 특성이 크게 위축돼 국내 자본시장의 국제적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사건 발생 이후의 규제 대응은 개별 문제 해결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제도 전반의 기능과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경우 과잉금지 원칙이나 비례성 원칙에 반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