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어 홍해도 흔들…"양대 원유동맥 막히면 세계 침체"

입력 2026-07-18 19:13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원유 수출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체 수송로 역할을 해온 홍해 항로까지 위협받고 있다. 호르무즈해협과 바브엘만데브해협이 동시에 막힐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 충격이 경기침체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해협 봉쇄 이후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늘렸지만, 예멘 후티 반군과의 휴전체제가 흔들리면서 우회 수출로의 안전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동부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동서 송유관으로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옮긴 뒤 유조선에 실어 수출하고 있다. 이 항로를 활용해 하루 원유 수출량 약 460만 배럴을 유지했다. 전쟁 이전의 하루 730만 배럴에는 못 미치지만, 홍해 우회로를 통해 감소 폭을 상당 부분 줄였다.

문제는 홍해 관문인 바브엘만데브해협 인근을 장악한 후티와 사우디의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측은 2022년 이후 휴전체제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서로 공습을 주고받으며 긴장이 높아졌다. 사우디와 예멘 정부군은 지난 13일 후티가 통제하는 사나 국제공항을 폭격했고, 후티는 사우디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으로 공격했다.

충돌이 격화하면 후티가 홍해 통항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거나 사우디의 항만과 석유시설을 겨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맞물려 중동의 양대 원유 수송로가 동시에 차질을 빚게 된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후티의 미사일 공격은 육상 불안이 해상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두 해협의 기능 마비가 장기화하거나 사우디 송유관과 항만시설이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현재는 각국이 비축유와 상업용 재고를 방출해 공급 부족을 보완하고 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대응 여력이 한계에 이를 수 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호르무즈해협과 바브엘만데브해협의 통항 차질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