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가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 사업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미국 조선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 필리조선소는 18일 미 선박관리업체 토트 서비스(TOTE Services)와 함께 MDA의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 인도 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은 미사일 비행시험 과정에서 궤적을 추적하고 원격 측정자료를 수집하며, 통신과 시험 결과 분석까지 지원하는 특수 선박을 말한다.
이번 사업에서 한화 필리조선소는 실제 선박 건조를 맡고, 토트 서비스는 선박 건조 관리자(VCM) 역할을 수행한다. 1번함 인도 시기는 2030년이다.
한화 측은 구체적인 계약 규모와 건조 척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해운 전문매체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는 2척 건조에 2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러셀 보트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현지 행사에서 이번 신규 선박이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을 위한 정책을 지원하는 동시에, 미국 전역의 ‘골든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골든돔 프로젝트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본토 방어의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 차세대 공중미사일 방어 체계다.
필리조선소는 앞서 수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 사업을 통해 이미 검증받은 생산라인과 공급망을 이번 MRIV 건조에도 그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한화그룹이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필리조선소는 한국 기업이 소유한 미국 내 유일한 조선소라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필리조선소를 언급하며 앞으로 많은 선박이 이곳에서 건조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 선박을 직접 건조하는 기업들과는 별도로 선박 구매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달러를 조선 협력에 투입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달 23일에는 워싱턴DC에 한미조선협력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최고경영자(CEO)는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국 최고의 조선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