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8월 또 오른다"…한은 긴축에 영끌족 '이자 폭탄' 걱정

입력 2026-07-17 14:57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공식화하면서 증권가가 기준금리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은 8월, 이번 긴축 사이클의 최종금리는 연 3.25~3.50%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빠르게 오르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다음 금리 인상 시기를 8월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연 3%로 유지하면서도 추가 인상 시점을 기존 10월에서 8월로 앞당겼다. 이번 인상 사이클의 최종금리는 연 3.25%로 예상했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한은이 올해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뒤 정책 효과를 점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성장세와 물가의 추가 상방 압력이 확인되면 내년 1분기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고, 그렇지 않으면 연 3% 수준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국내총생산(GDP)와 국내총소득(GDI)를 통해 소득 여건 개선세를 확인한 뒤 8월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올해 4분기부터 완만해지고 민간 고용 회복도 더딘 만큼 높은 성장률이 인상 횟수 확대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봤다.

하나증권도 한은의 긴축 강도가 더 강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8월과 11월, 내년 2월 세 차례 금리 인상을 거쳐 최종금리가 연 3.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인 연 3.25%보다 0.25%포인트 높인 수준이다.

하나증권은 지난 5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수요 측 물가 압력을 정책 판단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후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높였으며, 한은 역시 성장률 전망의 큰 폭 상향을 예고한 만큼 수요 측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통화정책도 한은의 인상 경로를 자극할 변수로 꼽혔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에 미국 금리까지 한은의 반응 함수에 추가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 모두 기존 전망보다 빠르고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시장이 주목한 대목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이다. 금통위는 전날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물가와 성장 등 경제 여건을 점검하며 추가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금리 인상 기조'를 공식적으로 명시하며 추가 긴축 방향을 분명히 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긴축 기조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달 들어 최대 0.4%포인트 상승하며 연 4.77%에서 7.49% 수준까지 올랐다. 고정형 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도 이달 들어 약 0.2%포인트 상승하면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다.

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돤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8000억원 증가한다. 이에 따른 차주 1인당 연평균 이자 부담도 약 30만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으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연간 이자도 1조5천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