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사람' 나와야 축협 바뀐다"…이천수 '작심 저격'

입력 2026-07-17 14:20
수정 2026-07-17 14:21

전 국가대표 이천수가 대한축구협회(KFA)의 개혁 논의가 회장과 대표팀 감독에게만 집중돼선 안 된다고 직격했다. 오랜 기간 협회 행정을 주도한 핵심 실무진의 책임부터 규명해야 조직을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국회 청문회에도 협회 임원뿐 아니라 행정 실무자들까지 증인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천수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서 "지금 증인들만 나와서는 '왜 졌느냐', '무엇이 문제였느냐'는 뻔한 질의응답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임원들뿐 아니라 실제 협회 행정을 담당했던 핵심 직원들이 증언해야 국민들의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출범한 K축구혁신위원회를 향해서도 협회 내부의 인적·행정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위원회 권한에는 한계가 있더라도 오랫동안 굳어진 조직 운영 방식을 공개하고 구체적인 쇄신 방향을 내놓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누가 회장이 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젊은 직원들이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질지 모르겠다. 협회도 능력 있는 젊은 인재들이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천수가 변화의 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임기가 끝나면 자리를 떠나는 회장이나 임원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협회 안에 남아 행정을 맡아온 인사들이다. 수뇌부가 새로 들어와도 기존 실무진과 조직 문화가 유지되면 개혁이 무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천수는 "회장이 바뀌고 감독이 바뀌어도 실무를 봤던 사람들이 그대로 있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며 "내 머릿속에는 다섯 명이 있다. 그 다섯 사람이 나와야 협회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회장이나 임원이 와도 '원래 이렇게 해왔다'는 조직 문화에 막혀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며 "30년간 협회를 움직여 온 핵심 인사들이 여전히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장이나 감독을 협회의 대표 얼굴로 내세우고 교체하는 데 그쳐서는 쇄신이 이뤄질 수 없다는 주장도 폈다. 조직 안에서 실제 의사결정에 관여해 온 인사와 책임 범위를 확인하는 작업이 먼저라는 것.

그는 "어떠한 위대한 사람이 회장이 되더라도 조직 자체를 바꾸지 않는 이상 변화는 불가능하다"며 "축구인들은 임기가 끝나면 떠나지만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그대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그 정도 해 먹었으면 물러나야 한다. 장급 인사 가운데 최소 다섯 명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재차 지적하며 "문제를 알고도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먼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냐"고 반문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행정 실무진의 역할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기술 부문 책임자 개인의 판단만으로 선임 절차와 방향이 정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천수는 "기술위원장이나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혼자 모든 절차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행정적으로 방향을 제시한 사람들이 있었을 가능성이 누가 봐도 크다. 그런 사람들을 찾아내 책임을 지라고 책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겉만 바꾸는 개혁이 아니라 병든 곳을 정확히 찾아서 집중적으로 수술해야 한다"며 "지금 제대로 바꾸지 않으면 4년 뒤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