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94.5%…데이터독이 다시 뛰는 이유

입력 2026-08-20 06:00
[글로벌 종목탐구]



클라우드 보안 기업 데이터독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월가 예상을 초과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클라우드·보안·애플리케이션·인공지능(AI) 모니터링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수익성을 키우면서 올해 초 소프트웨어 종말론(사스포칼립스)도 피해갔다는 평가다. 올 하반기 AI 주요 테마가 될 '데이터 레이어' 수혜주로도 꼽힌다.

데이터독은 기업의 클라우드·앱 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장애, 성능 저하, 보안 위협을 찾아주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을 판매한다. 기업들이 클라우드란 가상의 공간에 집을 지을 때, 그 집이 무너지지 않는지, 도둑이 들지 않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해주는 '디지털 보안관' 역할을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인프라 모니터링을 포함한 '관측성 사업', 로그 관리, 앱 성능 관리 등이 대표적이다.



'사스포칼립스' 위기 벗어나

가장 매출 규모가 큰 관측성 사업은 기업의 서버·네트워크·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모아 “어디에서, 왜 장애가 발생했는지” 보여준다. 로그 관리는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록(로그)을 수집하고 분석한다. 앱 성능 관리(APM)은 앱이 느려지거나 오류가 나지 않는지 확인하는 업무다. 특히 업계에선 데이터독의 최대 고객사가 '오픈AI'로 추정되는 점에서 주목해 왔다.

올해 초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에선 'AI 에이전트'가 기존 구독형 소프트웨어 업체의 몰락을 불러올 것이란 '사스포칼립스' 공포에 빠졌다. 하지만 데이터독은 최근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씻어냈다. 지난 5월 발표한 데이터독의 올해 분기 실적을 보면 데이터독은 주당순이익(EPS)이 60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주당 51센트를 상회하는 수치다.

매출도 신기록을 달성했다. 1분기 매출은 10억640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2.2%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1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리비에 포멜 데이터독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존 고객과 비(非)AI 고객군 모두에서 성장이 가속됐다"고 강조했다. 2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0억7000만~10억8000만 달러다. 이 역시 시장 컨센서스인 9억9390만 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AI 에이전트의 확산으로 엔지니어가 대체될 것이란 우려도 데이터독 실적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데이터독은 정해진 월정액이 아니라 '사용량 기반 과금 모델'로 수익을 낸다. 고객이 클라우드를 더 많이 쓸수록 회사의 매출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데이터를 호출하는 주체가 사람인지 AI 에이전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과금 모델이 만든 AI 시대의 방어력

고객의 제품 다중 채택도 확대되고 있다. 1분기 기준 고객의 85%가 데이터독 제품을 2개 이상 사용했고, 4개 이상을 사용하는 비율은 56%, 6개 이상도 35%에 달했다. 전년보다 모두 상승한 수치다.

연간반복매출(ARR) 10만 달러 이상 고객도 지난해 말 4310곳에서 4550곳으로 늘었다. ARR은 구독형 사업에서 현재 계약된 반복 매출이 앞으로 1년간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연간 매출 규모다. 실적 발표 이후 주가도 급격히 뛰었다. 데이터독의 주가는 올 들어 94.5% 오른 260.24달러(7월 13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월가에선 데이터독이 최근 기대를 모으는 AI 트렌드인 '데이터 레이어' 모델의 수혜 종목이 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데이터 레이어는 소프트웨어 스택에서 '스토리지(저장소)의 위', '앱의 아래'에 위치한 중간 구간이다. AI가 데이터를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를 정제하고 규격에 맞춰 변환하며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영역을 뜻한다.

시티그룹은 최근 올해 하반기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투자 부문으로 이 같은 '데이터 레이어'를 지목했다. 아무리 뛰어난 AI 모델이 있어도 고품질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이 같은 데이터 레이어 관련 기술이 AI 생태계의 '핵심 톱니바퀴'가 된다는 것이다. 데이터 레이어 기업들은 AI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데이터 사용량도 증가해 매출이 성장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시티그룹 "AI 승자는 데이터 사용량 기반 기업"

시티그룹의 AI 리서치 책임자인 히스 테리는 "(AI 경쟁의) 승자는 (데이터) 사용량에 노출된 기업들이 될 것"이라며 "데이터독, 스노플레이크, 몽고DB, 엘라스틱 같이 데이터 사용량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이 다음에 투자해야 할 곳"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주요 월가 금융사들은 최근 데이터독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7월 초 '매수' 투자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260달러에서 280달러까지 높였다. BoA는 "인프라 소프트웨어 업계 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며 시장의 예측치를 지속해서 뛰어넘을 체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리서치 업체 벤치마크는 7월 초 목표가를 260달러에서 월가 최고 수준인 330달러까지 높였다. 벤치마크는 "데이터독이 단순한 모니터링 도구가 아니라 AI 앱의 관측성·보안·비용통제 계층(레이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매도'의견을 유지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경쟁과 고객 비용 절감 압력 때문에 현재 시장 기대만큼 성장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동현 한국경제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