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샤오미 태블릿을 구입한 A씨는 제품을 받아본 뒤 가품임을 확인하고 반품을 신청했다. ‘빠른 환불’을 선택했지만 구매대금은 카드 결제 취소가 아니라 해당 플랫폼에서만 쓸 수 있는 적립금으로 반환됐다. 카드 환불 메뉴는 별도로 숨겨져 있었다. 이에 A씨는 기존 결제수단으로 환불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상담을 신청했다.
최근 초저가와 무료 배송을 앞세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이용이 크게 늘면서 배송 지연과 환불 거부 등 소비자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1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타오바오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4곳과 관련해 최근 3년간 접수된 소비자 상담은 총 5341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497건에서 2024년 1351건, 지난해 3493건으로 2년 만에 7배 넘게 증가했다.
불만 유형은 배송 지연과 오배송, 상품 파손 등 계약불이행이 2120건으로 전체의 39.7%를 차지했다. 환급 지연·거부 등 청약철회 거부가 1378건, 제품 하자와 가품 판매 등 품질 불만이 840건으로 뒤를 이었다. 플랫폼 적립금 환급이나 주문하지 않은 상품의 자동결제 등 부당행위 관련 상담도 363건이었다.
환급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체 상담 가운데 157건은 기존 결제수단이 아닌 플랫폼 전용 적립금으로 대금이 돌아왔다는 불만이었다. 한 플랫폼은 카드 결제 취소도 가능했지만 적립금 환급이 더 빠르다는 점을 강조해 소비자가 이를 선택하도록 유도하기까지 했다.
중국 플랫폼 이용이 늘어난 배경에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물량이 꼽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액은 2023년 6조8158억원에서 지난해 8조5080억원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발 구매액은 같은 기간 3조3014억원에서 5조5742억원으로 68.8% 증가했다. 반면 미국은 1조8875억원에서 1조4157억원, 유럽연합은 6737억원에서 5244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직장인 박성진 씨는 “충전기나 보조배터리, 휴대전화 액세서리는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상품도 다양해 중국 온라인몰을 자주 이용한다”며 “가격이 싸다 보니 문제가 생겨도 반품 절차가 번거로우면 그냥 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플랫폼에서 구매한 가품이 중고거래 시장에 다시 등장하면서 2차 피해 우려도 나온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테무에서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가품 전동공구 등을 정품처럼 판매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중고거래 과정에서 또 다른 소비자에게 피해를 떠넘기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원은 “해외직구 시장에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이용이 급증해 관련 소비자 불만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