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만 244% 폭증"…너도나도 빚내서 몰려간 '이 동네'

입력 2026-07-16 09:07
수정 2026-07-16 11:21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부동산을 담보로 한 금융 거래 움직임이 지난해보다 둔화한 가운데 도봉구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집값 부담이 낮은 지역에서 대출 수요가 두드러졌다는 해석이다.

16일 부동산 정보 앱 집품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 부동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25개 자치구의 신청 부동산은 총 11만232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2만1625건보다 9299건 줄었다. 감소율은 7.6%다.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은 부동산을 담보로 저당권이나 근저당권을 설정하기 위해 등기소에 접수하는 절차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금융기관이 해당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서울 전체 흐름은 감소세였지만 도봉구는 정반대였다. 도봉구의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은 지난해 상반기 2327건에서 올해 상반기 8006건으로 늘었다. 증가 건수는 5679건(244%)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신청 건수 기준으로도 도봉구는 상위권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신청 부동산이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로 8399건이었다. 이어 강남구 8142건, 도봉구 8006건 순이었다. 강서구는 6709건, 서초구는 6322건으로 뒤를 이었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과 비교하면 도봉구의 증가세는 더 두드러진다. 강남구는 지난해 상반기 1만1848건에서 올해 8142건으로 3706건(31.3%) 줄었다. 광진구도 8979건에서 4634건으로 4345건 감소했다. 성동구는 6189건에서 4055건으로 2134건 줄었다.

도봉구 외에도 중랑구와 은평구, 양천구 등에서 신청 건수가 늘었다. 중랑구는 2693건에서 3573건으로 880건 증가했다. 은평구는 3622건에서 4331건으로 709건, 양천구는 4305건에서 4944건으로 639건 늘었다. 강북구도 1750건에서 1933건으로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주택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 담보 금융 수요가 이동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고가 지역은 대출 규제와 가격 부담이 큰 반면 중저가 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은 대출을 동반한 매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서울 전체 신청 건수가 줄었는데도 도봉구가 급증한 것은 이런 온도차를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다만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 증가를 곧바로 주택 매매 증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주택 매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기존 보유 부동산을 활용한 생활자금 대출, 사업자금 대출, 대환대출 등도 포함될 수 있어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