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고 있지만 카지노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 업황 둔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최근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제도 개편 추진 관련 소식에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는 방한 관광객 증가세를 바탕으로 국내 카지노 업황과 실적 개선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가 반등한 가운데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 GKL은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카지노 업계 한 관계자는 "전날 보도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제도 개편 관련 내용이 알려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한 매체는 정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납부금 상한을 현행 매출액의 10%에서 15%로 높이고 면허 갱신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금 부담 증가와 제도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카지노주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종목은 이달 들어 주가가 꾸준히 부진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1일 종가 대비 이날 장중 저가 기준 20.9%, 파라다이스는 27.6%, GKL은 10.8% 각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마카오 카지노주의 약세로 글로벌 카지노 업종의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국내 카지노주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홍콩증시에 상장된 주요 마카오 카지노 사업자의 주가는 최근 6개월 동안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홍콩증시에 상장된 샌즈차이나(-31%), 갤럭시엔터테인먼트(-23%), MGM차이나(-20%) 등 주요 마카오 카지노 사업자의 주가는 최근 6개월 동안 일제히 하락했다. 윈마카오(-12%), SJM홀딩스(-36%), 멜코인터내셔널(-27%)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최근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 GKL의 목표주가를 각각 2만6000원에서 2만2000원, 2만3000원에서 2만원, 1만7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카오 카지노의 총게임매출(GGR) 성장 둔화 우려로 인한 주가 하락이 국내 카지노 업체들의 가치평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최근 주가 흐름도 다소 부진했다"며 "글로벌 카지노 업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점을 반영해 목표주가 산정에 적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조정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카지노 업황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실적 기반이 탄탄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보다 약 한 달 빠른 속도다.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올 1분기 방한 외국인도 476만명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실적 전망도 양호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라다이스는 488억원으로 13.9%, GKL은 218억원으로 36.6%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 세 곳 모두 두 자릿수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최근 주가 흐름과는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는 방한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는 만큼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수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은 마카오보다 높은 드롭액(게임 베팅액) 성장세에도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며 "유류비 하락과 원화 약세 수혜가 집중되는 3분기 최성수기부터 기초체력 격차가 더 벌어지며 본격적인 주가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중국과 일본 관광객을 중심으로 이어지면서, 해당 국가 방문객 비중이 높은 국내 카지노 사업자들도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