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의 최근 행보를 둘러싸고 자본시장 안팎에서 이중잣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가 청산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 홍보 행사에는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홈플러스 사태 수습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고려아연의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리셉션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윤종하 MBK 부회장과 양사 관계자, 현지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MBK는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으로 소개하며 프로젝트의 주요 소통 창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행사 직후 시장에서는 적잖은 논란이 제기됐다.
MBK가 지난해부터 가처분 신청과 소송 등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 추진에 제동을 걸어왔던 만큼, 해외에서는 투자 사업의 주체처럼 나서는 모습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고려아연 측과 별다른 협의 없이 행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고려아연이 최윤범 회장 직속 전담 조직을 두고 추진 중인 미국 핵심 투자사업이다. 현 경영진이 직접 사업을 총괄해온 프로젝트다.
공교롭게도 리셉션이 열린 시점은 홈플러스의 존폐를 가를 중대 국면과 맞물렸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청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 13일부터 전국 대형마트 영업도 임시 중단했다.
임직원 1만2000여명과 협력업체, 입점 상인 등 최대 10만명의 생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회 정무위원회의 청문회 추진과 국민연금의 MBK 투자 재검토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노동조합과의 면담도 무산됐다. 노조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에게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조달과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요구할 예정이었지만, MBK는 회생절차 관련 일정을 이유로 면담을 연기했다.
MBK는 당초 DIP 연대보증을 거부했으나 최근에는 1600억원 규모 DIP를 자체 상환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직무정지 중징계'를 예고하면서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MBK의 국내외 행보를 하나의 전략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에서는 금융당국과 정치권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미국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서고 있다"며 "사업 추진에는 제동을 걸던 프로젝트를 해외에서는 자신들이 주도하는 것처럼 알리는 모습이 시장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