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본주 한국에 있는데…' ADR 프리미엄 굳어지나 [노정동의 어쩌다 투자자]

입력 2026-07-17 06:00
수정 2026-07-17 07:26

오는 29일부터 SK하이닉스의 국내 본주(원주)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간 상호전환이 가능해져 차익거래가 활성화되더라도 ADR의 가격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 투자자의 전환 한도와 거래 신고 등 절차상 제약으로 실질적인 상호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국내 본주와 ADR의 상호전환은 ADR로 새로 발행한 신주가 국내에 상장하는 29일 이후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SK하이닉스 본주 대비 ADR의 프리미엄이 50% 이상까지 벌어진 가운데 당초 시장에선 이달 말 상호전환이 가능해지면 가격 격차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상장 초반이긴 하지만 업계에선 본주를 ADR로 바꾸기 어려운 구조적인 제약 때문에 이 같은 극단적인 괴리율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통상 동일한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본주와 ADR은 가격 차이가 발생하면 차익거래를 통해 괴리율을 축소한다. 두 시장 중에서 싼 쪽을 매수하고 비싼 쪽을 매도하면서 중간으로 가격이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다. 하지만 현재 SK하이닉스 본주를 ADR로 전환해 매도하는 차익거래가 막혀 있어 강한 매수세가 ADR 가격에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상호전환이 가능해지더라도 발행 한도와 전환 절차의 제약으로 개인 투자자가 이를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ADR을 해지해 국내 본주로 전환하는 때에는 별도의 한도 제한이 없다. 해지 신청에 따라 해당 본주가 신청인의 국내 증권계좌로 대체된다.

반면 국내 본주를 맡기고 미국에서 거래되는 ADR을 새로 발행받는 과정에는 제약이 따른다. 예탁결제원이 발행사가 정한 ADR 발행 한도를 확인한 뒤 남아 있는 한도 내에서만 본주의 ADR 전환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DR 발행 가능 물량이 본주 기준 100만 주이고 현재 90만 주가 발행돼 있다면 추가 전환은 10만 주까지만 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이번 상장 과정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F-6 신고서에는 최대 17억7900만 주 ADR을 발행할 수 있도록 등록됐다. 이는 이번 공모 물량의 약 10배이자 전체 발행주식 수의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SK하이닉스의 비교그룹인 대만 TSMC 역시 ADR을 해지해 대만 본주로 인출하는 것은 자유롭지만, 대만 본주를 ADR로 전환할 때는 승인 총량과 규제상 제약을 받는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차익거래 제약 탓에 TSMC의 프리미엄은 2024년 이후 19.1%, 올해 들어서도 평균 1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 과정에서의 제약도 따른다. 국내 개인투자자가 본주를 ADR로 전환하려면 증권사를 통해 별도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하고 외국환 관련 절차 등이 수반된다.

증권사마다 처리 방식이 달라 개인투자자가 주로 쓰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해외주식을 매매할 때처럼 즉시 전환하는 방식은 아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 때문에 TSMC의 경우에도 ADR 프리미엄이 높아질수록 외국인의 본주 순매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ADR이 본주보다 25%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될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본주를 매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