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의 한 식당이 외국인에게 더 비싼 가격을 적은 메뉴판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국인 바가지'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대응을 이유로 내·외국인 가격을 달리 받는 '이중가격제'가 일본 곳곳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외국인에게만 높은 가격을 적용한 사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2일 구독자 66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CKOONY'의 영상에서 따르면, 교토의 한 식당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참치 초밥 3개를 세금 포함 가격인 1980엔(약 1만8198원)에 팔았다. 판매하는 초밥 중 제일 싼 가격이었다. 이에 일행이 일본어 메뉴판을 요청하자 종업원은 "일본어를 읽을 줄 아느냐"고 되물은 다음 메뉴판을 건넸다.
영어만 표기된 메뉴판과 달리 일본어 메뉴판에는 최저가 메뉴가 500엔(약 4595원)부터 시작했다. 흑모 와규스키야키 코스 요리는 세금 포함해 5214엔(약 4만7944원)에 그쳤다.
특히 일본어 메뉴판에서는 스시를 판매하지 않았다. 일행이 이를 두고 "스시는 판매하지 않냐?"고 물어보자 종업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일행은 "일본인들한테 어떻게 그 가격에 초밥을 내놓겠냐. 완전 이중가격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또 다른 일행은 "스시는 없다길래 무슨 소리인가 했다. 영어 메뉴판에는 (비싼) 초밥이 있었는데 이상하다고 느껴졌다"고 반응했다.
해당 영상은 업로드 된지 3일 만에 조회수 103만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일본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에 "그 가게는 이중가격제를 실시하고 있지 않다",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지 말아달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올해 1400만명을 넘어섰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4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누적 1400만명을 돌파했다. 2년 연속 같은 기간 14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4월 방일객은 369만2200명으로 올해 들어 월간 최고치를 찍었다. 국가별로는 한국인이 87만86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7% 증가한 수치로, 4월 기준 역대 최대다. 반면 중국인 방문객은 33만7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8% 줄어들었다.
일본 지자체들은 공개적으로 요금을 차등화하는 이중가격제를 실시하고 있다. 다만 식당이 아닌 세계문화유산 등 입장료에 적용하고 있다. 효고현 히메지시는 지난 3월부터 세계문화유산인 히메지성 입장료를 개편해 시민에게는 1000엔, 비거주자에게는 2.5배인 2500엔을 적용하고 있다. 가고시마시는 지난해 10월부터 동물원 등 14개 시설에서, 기타큐슈시는 올해 4월부터 고쿠라성 등 4개 시설에서 각각 시민 요금을 외지인보다 100~500엔 낮게 잡았다.
다만, 교토 식당 사례처럼 언어별 메뉴판 가격 차이를 두는 것은 공식 제도와 달리 근거나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