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구글의 역대 최대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경쟁사보다 빠르게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는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전력망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구글과 신재생에너지 독립발전사업자(IPP)인 사이프레스크릭에너지(CCE)는 14일(현지시간) ‘스틸 리버 에너지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이 추진해온 태양광·ESS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 사업이다. 구글은 ESS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쓴다고 밝혔다.
초기 배터리 규모는 약 2GWh로 2029년 가동이 목표다. 이후 공급 규모를 2.9GWh까지 확대한다. 공급 제품은 북미 현지에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솔루션인 ‘JF2 DC 링크’다. 수주 금액은 수천억원대로 알려졌다. 구글은 이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초기 전력 전량을 구매해 AI 데이터센터 등에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현지 생산망을 갖춘 게 높은 평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오하이오주 L-H 배터리 컴퍼니,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캐나다 넥스트스타 등 북미 4개 거점에서 ESS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연내 미시간주 랜싱 공장도 가동을 시작한다. 구글과 CCE는 배터리를 비롯해 태양광 패널, 구조용 철강 등 핵심 기자재를 모두 북미 현지 공급망을 통해 조달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수주를 통해 배터리업계의 새 먹거리인 ESS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존재감을 보였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구글의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 37% 급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같은 기간 24% 늘어나며 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난이 심화하는 추세다. 전력 확보가 다급해진 빅테크는 태양광·ESS 시장의 초대형 큰손으로 부상했다.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4대 빅테크가 지난해 전 세계 기업 재생에너지 구매계약의 49%를 싹쓸이했을 정도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데이터센터의 필수 설비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까지 글로벌 ESS 생산능력을 60GWh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 중 80%가 넘는 50GWh 이상을 북미 현지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누적 수주는 약 140GWh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