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1000조 메가프로젝트' 본격 시동

입력 2026-07-15 17:21
수정 2026-07-16 01:19
SK텔레콤이 15GW(기가와트) 규모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를 구축하는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배치했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그룹이 약 1000조원 규모의 AI DC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밝힌 지 채 2주 만에 조직 정비부터 나서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DC 통합추진단 신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0일 ‘AI DC 통합추진단’을 CEO 직속으로 신설했다. 정석근 AI CIC(부문)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추진단장을 맡는다. 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한 정 단장은 이니텍, 삼성전자,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등을 거쳐 2023년 SK텔레콤으로 옮겨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정 단장 밑엔 임원 16명이 각 사업을 책임지도록 배치됐다.

추진단은 국내외 고객과 부지, 투자자를 발굴하는 사업개발 조직과 데이터센터 설계·시공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링·구축 조직 등 두 개 축으로 구성됐다. 여러 조직에 흩어져 있는 AI DC 전략 수립과 글로벌 고객 수주, 투자 유치, 설계·구축 기능을 하나의 지휘체계로 모은 것이 핵심이다.

SK텔레콤은 자사 임원들을 중심으로 추진단을 출범시켰지만,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다른 계열사 임원과 실무 인력을 추가로 참여시키는 방안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터센터 사업에 필요한 전력과 부지, 건설, 금융 등 그룹 내 역량을 프로젝트별로 끌어와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조직 명칭에 ‘태스크포스(TF)’가 아닌 ‘단’을 붙인 점도 주목된다. 특정 과제를 단기간 수행하는 한시적 TF보다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상시 조직에 가까운 형태라는 얘기다. 세부 인력과 역할을 사업 진행에 맞춰 보강하더라도 우선 전담 조직부터 출범시켜 의사결정과 실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SK AX 등도 참여할 듯이번 조직 개편은 AI DC에 올인하려는 SK텔레콤의 첫 행보로 해석된다. 2023년 말 조직개편 당시 AI DC는 도심항공교통(UAM), 양자, AI 반도체 등과 함께 글로벌 신사업 조직이 담당하는 사업 중 하나였다.

SK텔레콤은 그룹 차원에서 사업 실행을 주도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와 SK AX의 운영·시스템 구축 역량,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에너지·건설 계열사의 전력·시공 역량을 프로젝트별로 결합하는 구조다.

SK텔레콤은 2029년부터 전국 주요 거점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열고 2035년까지 최대 15GW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력과 부지, 인허가, 핵심 입주사 확보 여부에 따라 순차적으로 투자하며, 재원은 자체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 투자, 글로벌 고객의 장기 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결합해 조달한다. 수익모델은 빅테크와 국내 수요자에게 AI 인프라를 제공하는 ‘AI 특화 코로케이션’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연산 자원을 제공하는 ‘AI 컴퓨팅 클라우드’ 두 축이다.

SK그룹은 AI 데이터센터를 반도체와 에너지, 건설, 네트워크 역량을 묶는 핵심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29일 “이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이 AI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AI를 수출하는 나라로 전환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라현진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