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과 일본 연안에서 ‘참다랑어 풍어’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이 태평양 참다랑어 어획량 상한을 추가로 확대하려다가 멕시코의 반대로 합의에 실패했다. 어민들이 조업 쿼터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가별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현행 규제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일본 나가사키에서 열린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와 전미열대참치위원회(IATTC) 합동회의에서 일본은 2027년 이후 참다랑어 어획량 상한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일본은 무게 30㎏ 이상 대형 참다랑어의 어획 상한을 올해보다 25% 늘리는 대신, 30㎏ 미만 소형 참다랑어의 어획량은 6% 줄이자는 방안을 내놨다. 자원 보호를 위해 어린 참다랑어의 어획은 억제하되, 충분히 성장한 개체의 포획은 확대하자는 취지다.
일본이 어획량 확대를 추진한 배경에는 연안 지역 어민들의 요구가 있다. 최근 일본 주변 해역에서 참다랑어 개체 수가 크게 늘면서 정치망 등 고정식 그물을 사용하는 어업 현장에서는 할당량을 초과해 잡힌 참다랑어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어업조합은 내년 3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연간 할당량의 80% 이상을 이미 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다랑어가 다른 어종을 잡기 위해 설치한 그물에 대량으로 섞여 들어오면서 정상적인 조업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일본은 이번 합동회의에서 회원국 간 합의를 이끌어낸 뒤 오는 11월 말 열리는 WCPFC 연차총회에서 이를 공식 결정하고, 2027년부터 새로운 어획 상한을 적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협상 막판 멕시코가 반대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합의가 무산됐다. 어획량 조정안이 통과되려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멕시코는 동부 태평양에서 자국 등에 배정되는 참다랑어 어획량도 함께 늘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한국이 멕시코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향후 추가 협의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일본의 참다랑어 어획 상한은 현행 수준이 유지된다. 일본에 배정된 연간 어획량은 대형어 8421톤, 소형어 4407톤이다.
WCPFC는 중서부 태평양에 서식하는 참치류 등 수산자원의 장기적인 보존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설립된 지역수산관리기구다. 한국과 일본, 미국, 호주 등 26개 국가 및 지역이 가입해 있다.
WCPFC는 참다랑어 자원량이 회복세를 보이자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어획 상한을 확대했다. 세계 최대 참다랑어 소비국인 일본은 자원 회복과 어업 현장의 피해를 근거로 추가적인 쿼터 확대를 적극 요구하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