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빚 못 갚으면 면책해야…도덕적 해이 지적은 선동"

입력 2026-07-15 12:55
이재명 대통령이 상환 능력을 잃은 장기 연체자의 채무를 신속하게 정리해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을 금융시스템 밖에 장기간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 전체의 비용을 키운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의 업무보고에서 "빚을 졌는데 갚을 능력이 없으면 파산·면책하고 다시 재출발시키는 게 사회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탕감해줘야 그 사람이 정상적으로 경제 활동을 하고 그래야 경제가 정상적으로 잘 돌아가지 않느냐"고 했다. 갚을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채무는 파산·면책 등 제도를 통해 조기에 정리하고 채무자가 다시 소득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내 채무조정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선진국은 이런 게 아주 일상적으로 편하고 빠르게 이뤄지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어렵다"며 "못 갚는 빚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사회로부터 격리돼 경제활동을 못 하고 결국 공동체 전체가 손해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무 탕감이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적극적인 채무조정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주장을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도덕적 해이가 아니다"라며 "누가 몇천만원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돼서 취직도 못 하고 예금계좌도 개설 못 하고 집도 못 얻고 압류당하고 그러고 살겠느냐"고 반문했다.

장기 연체자가 감수해야 할 경제·사회적 불이익이 큰 만큼 일부러 채무 상환을 피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신용 회복의 길을 막아 놓으면 취업과 금융거래, 주거 확보 등이 어려워져 정상적인 경제활동 복귀가 늦어진다고 본 것이다.

금융회사의 채권 관리 방식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비난이나 선동 때문에 할 일을 안 하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오히려 금융기관이 장기 연체 채무자들을 가혹하게 관리하는 게 도덕적 해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