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알 먹은 오빠는 살았는데"…'강북 모텔살인' 김소영 뻔뻔 행태

입력 2026-07-15 11:05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강북구 일대 모텔 등에서 약물을 탄 음료로 20대 남성들을 살해한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고인 김소영(20)이 형사재판과 민사소송 과정에서 잇달아 제출한 자필 문서가 공개되면서 그 내용을 둘러싸고 비판이 커지고 있다. 반성보다 자기 합리화와 책임 회피로 가득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체포 당시 오빠 둘이 죽었다고 해서 엄청 놀라"

14일 피해자 유족 측 법률대리인 남언호 변호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형사재판에 제출한 자필 의견서에서 "체포 당시 오빠 둘(피해자)이 죽었다고 해서 엄청 놀랐다. 죽일 의도와 계획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씨는 첫 번째 피해자가 자신이 건넨 약물로 의식불명에 빠지는 것을 목격하고도, 이후 피해자들에게 준 약물의 양을 그보다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씨는 의견서에서 "(음료에 탄) 알약이 2배인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고, 알약 3개 분량보다 조금 더 많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3알 먹은 오빠는 살았는데, 4알 먹은 오빠는 죽었다고 해 엄청 놀랐다"는 식의 표현으로 알려지며, 사람의 생명을 마치 약물 용량 실험 결과처럼 언급했다는 데 대한 공분이 일고 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에게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을 당해서 과거 당한 유사 강간 피해가 떠올라 두려웠다"며 "성추행을 멈추게 하려고 약물을 건넨 짧은 생각에 대해 많이 후회하고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추행·유사강간 주장은 객관적으로 확인된 바 없으며, 정작 김씨는 앞서 2025년 8월 한 남성을 유사강간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 단계에서 무혐의로 종결된 전력이 있다. 김씨는 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을 명목 삼아 살인에 사용한 약물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 "12% 이자 너무하다"…배상액도 깎아달라는 민사 답변서

김씨의 태도는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유족은 김씨와 그 부모를 상대로 총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김씨는 지난 5월 법원에 5200자 분량의 자필 답변서를 제출해 "12%의 (연체) 이자가 붙는 것은 전혀 낼 수 없는 큰 금액이라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또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해야 한다. 원고들이 청구한 금액은 제가 죽을 때까지 벌어도 주지 못할 큰 액수"라며 사실상 감액을 요구했다.

부모를 상대로 한 청구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선을 그었다. 김씨는 "제가 성인일 때 이 사건을 저질렀으니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하는 것은 억지"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어머니는 방임을 한 번도 한 적 없고, 가정형편이 안 좋아도 힘들게 언니와 자신을 키웠다"며 어머니는 배상 대상에서 빼달라고 했다. 반면 아버지에 대해서는 "미성년자 시절부터 방임하고 가정폭력·언어폭력 등으로 정신적 피해를 줬다"며 아버지에게만 책임을 물자고 주장했다.

◇ 옥중편지에서도 "언론보도 너무 많아 괴롭다"

앞서 지난 3월 공개된 것으로 알려진 5쪽 분량의 옥중 자필 편지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김씨는 편지에서 "죽고 싶다", "무기징역일 것 같다"며 자신이 받을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했고, "언론보도가 너무 많아서 괴롭다", "신상 정보가 공개돼 다 알아서 힘들다"고 적었다. 피해자와 유가족에게는 "죄송하다. 서 안 되는 것 잘 안다. 평생 반성하고 살겠다"는 사과의 뜻도 담았지만, 이 역시 성추행·유사강간 피해를 재차 언급하며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서술과 함께였다.

김씨는 구속된 상태에서도 "내가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엄마를 못 볼까봐 두렵다"거나 "엄마 밥을 먹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살인 이후 모텔을 빠져나가면서는 피해자의 카드로 주문한 치킨 등 13만원어치 음식을 챙겨간 사실도 드러났다. 이 때문에 법정 안팎에서는 피해자의 생명보다 자신의 처벌 수위와 경제적 부담, 세간의 시선에 더 집중하는 듯한 태도가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기소됐고, 이후 검찰은 비슷한 수법으로 남성 3명에게 추가로 상해를 입힌 사실을 확인해 특수상해·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도 그를 추가 기소했다. 확인된 피해자만 6명, 이 중 2명이 사망했다. 재판은 현재 서울북부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