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올 2분기에 주저 앉았다. 수출 호황에도 부진한 내수가 오래 지속되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가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내놓더라도 규모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많아 당분간 급격한 경제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올 1분기는 5%, 지난해 4분기는 4.5%였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 경제의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출에 힘입어 제조업 생산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소비와 투자는 장기화한 부동산 침체와 글로벌 유가 충격의 여파로 계속 나빠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올 2분기 GDP는 전 분기보다 둔화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인 4.5~5%의 하단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미셸 람 소시에테제네랄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취약한 소비와 부동산 경기가 견조한 수출과 분기 말의 완만한 산업 생산 반등 효과를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올 6월 수출 증가율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반도체에 대한 강한 수요와 새로운 관세 부과 가능성에 앞서 미국으로 제품을 서둘러 선적하려는 제조업체들의 움직임 덕분이다. 중동 전쟁과 글로벌 수요 약화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에도 중국의 수출이 선방한 이유다.
로이터는 중국의 GDP 증가율이 올 3분기에 4.6%로 소폭 반등한 뒤 4분기에 다시 4.5%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성장률은 4.6%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 AI 호황이 다소 식으면 수출 증가율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달 말로 점쳐지고 있는 중국공산당 정치국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좌우할 새로운 경기 부양책의 단서를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더 급격하게 둔화하지 않는 공격적인 부양책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6월 신규 주택 가격과 중고 주택 가격 모두 하락했다"며 "대도시에서 신규 주택 가격 반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광범위한 부동산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주택 가격은 수년간 침체기를 겪어온 중국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가계 심리를 위축시키고 토지 매각으로 인한 지방정부 수입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