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서민·청년·소상공인을 위한 포용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금융권 최초로 발표한 80조원 규모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지난달 90조원으로 확대하면서 이 중 7조6000억원을 포용금융에 배정했다. 신용대출 금리를 연 7% 이하로 제한하고 장기 연체채권 2800억원어치를 소각하는 등 일회성 지원을 넘어 금융 취약계층이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서고 자립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신용대출에 ‘연 7%’ 금리 상한
우리금융은 지난 1월 ‘개인신용대출 연 7% 금리상한제’를 도입했다. 우리은행과 1년 이상 거래한 고객이 신용대출을 연장(재약정)하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금리가 연 7%를 넘지 않도록 자동 조정하는 제도다. 개인신용대출 최고금리가 연 12%인 점을 감안하면 고금리 구간의 차주는 이자 부담을 최대 5%포인트 덜 수 있다. 지난달 말까지 약 5만5000명이 19억원 규모의 이자를 경감받았다.
대안신용평가에 기반한 금융상품도 잇달아 내놨다. 지난 3월 출시한 ‘우리원드림 생활비대출’은 청년, 주부, 임시직, 장애인 등 기존 은행권의 신용평가만으로는 대출받기 어려웠던 금융 소외계층에 긴급 생활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통신요금 납부, 소액결제, 추정소득 등 비금융 데이터를 반영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생활자금을 마련할 기회를 넓히는 취지에서 출시됐다. 지난달 말 기준 약 4500명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그룹 계열사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은 뒤 성실히 상환 중인 고객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우리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우리원드림 갈아타기 대출’도 출시했다. 한도는 최대 2000만원이며 금리는 연 7% 이하로 제한된다. 이 같은 상품은 지난 5월 말 문을 연 포용금융 플랫폼 ‘36.5도’에서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그룹 계열사의 포용금융 상품을 통합 조회·신청할 수 있는 금융권 최초의 포용금융 플랫폼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사람의 체온처럼 따뜻한 금융으로 365일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서비스 개시 3주 만에 이용자 10만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포용금융 플랫폼 출범·서민금융 확대지난달부터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AI포용채무진단’ 서비스도 시작했다. 마이데이터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결합해 고객의 신용대출 금리와 신용점수, 소득 대비 상환 부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부채 건전성을 ‘씨앗-성장-나무’의 3단계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고금리 대출 이용자에게는 정부 지원 서민금융 상품과 대환대출, 금리인하요구권 등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는 제도도 안내한다.
우리금융은 서민금융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의 대표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Ⅱ 공급액은 2023년 3115억원에서 지난해 7367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4123억원을 공급했다. 특히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중금리 정책대출인 ‘사잇돌대출’은 지난해 3884억원이 공급돼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그룹 전체에서 1조1000억원 규모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연체자 자립 돕고 장애인 일자리 창출우리금융은 장기 연체자가 경제적으로 재기하도록 지원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약 400억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에 대한 추심을 중단하고 미수이자를 면제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1200억원어치를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 우리카드도 12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 소각을 추진한다. 올해 그룹 전체에서 약 2800억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정리할 계획이다. 채무 부담을 덜어낸 연체자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 주체로 복귀하도록 돕겠다는 목표다.
소상공인과 서민을 위한 현장 밀착형 지원도 강화한다. 우리금융의 서민금융 지원 거점인 우리미소금융재단은 지난 1일 서울지점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밀집한 창신동으로 옮겼다. 현장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듣고 필요한 지원에 신속하게 나서기 위한 취지다. 전북 전주와 충북 청주 등 지방 거점도 늘려 현재 8개인 지점을 12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 새희망가게’도 운영한다. 미소금융 대출을 성실히 상환한 청년 사업자와 소상공인 200곳을 선정해 사업장 홍보와 안정화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미소금융 공급 목표인 120억원 중 상반기에만 64억원을 집행해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며 “2028년까지 연간 공급 규모를 20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대표적인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사업인 ‘굿윌스토어’는 2023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 15곳이 문을 열었다. 올해 하반기에도 4곳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그룹 공익재단인 우리금융미래재단은 2034년까지 총 300억원을 투입해 전국에 굿윌스토어 점포 100곳을 세우고 발달장애인 1500명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앞으로도 ‘우리 모두 우리’의 철학으로 리딩 금융그룹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