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보다 더 술 줄인 베이비붐…주류업계 통념 뒤집혔다

입력 2026-07-15 08:28
수정 2026-07-15 08:33

베이비붐 세대가 Z세대보다 더 빠르게 술 소비를 줄이면서 글로벌 주류시장의 소비 감소 양상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최근 주류업계의 부진이 젊은 세대의 음주 기피보다 생활방식 변화에 따른 구조적 수요 감소와 더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주류시장 조사기관 IWSR은 최근 조사에서 1946~1964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의 최근 6개월 내 음주 경험 비율이 7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모든 세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며 3년 전보다 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반면 법정 음주 연령에 도달한 Z세대의 음주율은 74%로 3년 전 66%에서 크게 높아져 전체 성인 평균인 76%에 근접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글로벌 주류업계의 판매 부진이 젊은 세대의 음주 감소 때문이라는 기존 인식을 뒤집는다. IWSR의 마르턴 로더베이크스 사장은 "Z세대가 절제의 세대라는 통념은 이제 명확히 깨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히려 현재의 소비 감소는 특정 세대보다 전반적인 생활방식 변화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류기업들은 이미 성장 둔화 압력에 직면해 있다.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르, 브라운포먼 등 주요 주류업체들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일시적 소비 위축인지, 건강 중시와 온라인 중심 사회활동 확대에 따른 장기적인 수요 변화인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후자에 무게를 싣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WSR가 세계 15개 주요 주류시장에서 3만2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음주자들의 한 번에 마시는 평균 음주량도 감소했다. 음주 한 차례당 평균 소비량은 지난해와 2024년의 4.4잔에서 올해 3.9잔으로 줄었다. 로더베이크스 사장은 이러한 절제 추세가 경기순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생활방식 선택에 기반한 구조적 변화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불확실성 역시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현재 흐름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소득이 증가하는 지역에서도 주류 소비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어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이 경기 회복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60~70대에서 음주가 감소하는 경향은 알려졌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예상보다 더 큰 폭의 감소가 여러 지표에서 동시에 나타났다. 로더베이크스 사장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절제의 세대'라는 명칭은 Z세대가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가 갖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시장에서 같은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신흥시장에서는 오히려 음주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인도의 도시 고소득층 음주율은 3년 전 67%에서 77%로 크게 상승했고, 중국 같은 계층의 음주율도 같은 기간 86%에서 89%로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는 소비가 둔화하고 있지만 지역별 성장 여력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