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만700원…월급 환산 땐 223만6300원

입력 2026-07-15 00:10
수정 2026-07-15 00:29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시간당 380원(3.7%) 오른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2023년(5.0%) 이후 1~2%대에 그친 최저임금 인상률이 4년 만에 3%대를 넘어섰다. 고물가와 소비 침체 등으로 한계 상황에 직면한 소상공인의 경영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열린 14차 전원회의에서 표결 끝에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1만700원으로 결정했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월급 환산액은 223만6300원(주 40시간, 월 209시간 근무 기준)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최저임금이다. 첫해인 올해 인상률은 2.9%로 역대 정부의 첫해 인상률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김대중 정부(2.7%)를 제외하면 가장 낮았다.

이날 노사는 한 차례씩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은 ‘심의 촉진 구간’으로 1만600원∼1만860원을 제시했다. 심의 촉진 구간에서 노사 위원들은 두 차례 더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격차를 130원에서 더 이상 좁히지 못했다. 이에 공익위원이 1만720원의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노동계가 합의를 거부하면서 노동계 최종 제시안 1만730원(4.0% 인상)과 경영계 최종안 1만700원(3.7% 인상)을 표결에 부쳤다. 표결 결과 재적 위원 27명 가운데 사용자 위원안(경영계안)이 15표를 얻어 11표의 노동자 위원안(노동계안)을 누르고 2027년 최저임금으로 확정됐다. 무효표는 1표였다.최저임금 인상률 4년 만에 최고…소상공인 인건비 부담 더 커져
최저임금 못 받는 근로자 12%…"영세자영업자 지급 여력 한계"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은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노사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자 ‘심의 촉진 구간’으로 시간당 1만600∼1만860원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7%를 기준으로 삼았다. ‘최소한 물가 상승률 정도로는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최저임금이 또다시 올라 인건비 부담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을 뜻하는 ‘최저임금 미만율’은 12.4%로 2001년(4.3%)의 약 세 배로 높아졌다. 숙박·음식점업(31.6%)과 5인 미만 사업장(30.3%)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특히 높았다. 영세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현장의 수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이 오르는 근로자(최저임금 영향률) 역시 2025년 47만9000명(2.8%)에서 올해 78만2000명(4.5%)으로 급증했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높다. 이웃 일본의 올해 최저임금은 전국 평균 시간당 1121엔(약 1만330원)이다.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는 1226엔(약 1만1300원)으로 한국보다 높지만, 법정 주휴수당을 포함한 한국의 최저임금은 1만2000원을 웃돈다.

경총에 따르면 구매력평가(PPP) 기준 한국의 세전 최저임금 연 환산액은 주요 7개국(G7) 평균보다 17.9% 높았다. 2024년 기준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도 60.5%로 G7 평균(49.3%)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5.2달러로 G7 평균(80.2달러)의 68.8% 수준에 그쳤다.

이날 결정에 대해 경총은 “영세·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어려운 경영 현실과 한계에 이른 지급 여력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이 동결돼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특히 모든 업종에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최저임금이 3.7% 인상된 것은 저임금 노동자의 절박한 생계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2027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함에 따라 16개 법령을 근거로 최저임금과 연동하는 수당 및 법정 급여 43종도 자동으로 인상된다. 한편 이날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도급제 최저임금’과 ‘업종별 구분 적용’ 등 해마다 갈등을 빚는 쟁점에 대해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해 제도를 개선할 것을 정부에 공식 권고했다.

곽용희/정희원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