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AI 개발자 200여명 "AI 충격 대비해야"

입력 2026-07-14 17:29
경제학 전문가와 인공지능(AI) 전문가가 손잡고 AI의 전례 없는 경제적 충격을 경고하는 성명을 13일(현지시간) 내놨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다론 아제모을루, 폴 크루그먼, 사이먼 존슨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대거 참여했다.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제프 딘 구글 딥마인드 수석과학자, 잭 클라크 앤트로픽 공동창업자도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에릭 슈미트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와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공동창업자도 동참했다.

이들은 미국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 주도로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제목의 서한을 발표했다. 경제학자 에릭 브리뇰프슨과 아제이 아그라왈, 톰 커닝햄도 이번 공동 성명을 기획했다. 88개 단어 분량의 서한에서 이들은 “AI가 10년 안에 훨씬 강력해질 수 있다”며 “산업혁명보다 더 큰 경제적 변화일 테지만 그 기간은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는 대규모 일자리 감소와 같은 위험을 수반할 수도, 생활 수준 향상과 같은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AI의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확대하고, 대규모 일자리 감소와 같은 위험에 대응할 정책과 제도를 지금부터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에 참여한 앤턴 코리넥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는 “증기기관과 전기, 컴퓨터가 탄생할 때는 사회가 적응할 시간이 수십 년씩 있었다”며 “하지만 AI는 단 몇 년밖에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가 한창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략과 제도를 즉흥적으로 마련할 수는 없다”며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릴 때는 이미 너무 늦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리넥 교수는 지난 3월 앤트로픽 경제연구팀에 합류했다. 오슈오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는 “시장의 힘에 맡겨 대부분 시민을 소외시키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의도적이고 집단적으로 민주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경고는 AI가 노동시장을 얼마나 빠르게 재편할지를 두고 경제학자와 기업 경영진 사이에서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여러 연구는 AI가 고용 자체를 바꾸기에 앞서 신입 채용을 줄이고 경력 채용은 늘리는 등 AI를 활용하는 소규모 조직을 중심으로 인력 운용 방식을 먼저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지난해 “AI가 5년 안에 초급 사무직 일자리 절반을 없앨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