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배석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공개 발언을 시도했지만 제지당해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국무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직전 이 대통령이 오 시장에게 인사할 기회를 줘 짧게 발언했다. 오 시장이 국무회의에 배석한 건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 만이자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처음이다.
오 시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배석했다. 국무회의 규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국무위원이 아니지만 배석자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다. 오 시장은 지난달 지선에서 승리하자 국무회의에 배석해 부동산 정책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관계부처 장관들이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다룰 쟁점 보고를 마치자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서울시장이 말씀 좀 드려도 될까요”라며 발언권을 신청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국민 대토론회가 있으니 그냥 넘어가면 좋겠다”며 “시장님 의견은 서류로 받겠다”고 제지했다. 옆자리에 있던 이 대통령은 오 시장에게 “서울시 재건축·재개발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현황 보고도 해달라”고 했다. 오 시장은 “(보고서에) 들어가 있다”고 답했다.
국무회의가 오후 1시께 법안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로 전환되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오 시장에게 “당선 축하드린다. 오랜만에 오셨는데 간단하게 인사 말씀 하시라”고 권했다. 오 시장이 간단한 인사말에 이어 “국무회의에서 여러 국무위원을 모시고 그동안 서울시의 주택 행정과 관련해 얘기하고 싶었는데”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라며 제지했다. 이에 오 시장은 “제가 준비한 보고서에 좀 불편한 내용도 들어 있다”며 “그러나 토론 자료로 작성한 만큼 꼭 일독해 다양한 의견이 균형 있게 채택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가 끝난 뒤 서울시청에서 별도로 브리핑을 열었다. 오 시장은 민간 정비사업, 민간임대, 세제 등 3대 분야에서 8대 정책 과제를 서면으로 건의했다고 밝혔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확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등의 제안이 담겼다. 정부는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에는 장기보유 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