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타민 6만명 투약분 밀수한 前 야구선수, 징역 10년

입력 2026-07-14 14:27

태국에서 시가 1억 2000만원 상당의 대규모 케타민을 국내로 밀반입하도록 지시하고 총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야구 선수 출신 30대 남성이 1심 법원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임주혁 부장판사)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A씨에게 40시간의 약물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만원을 추징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마약 밀매 조직의 총책을 맡아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태국에서 세 차례에 걸쳐 케타민 약 1.9㎏을 국내로 밀수입하도록 지시하고 범행을 주도한 혐의를 받았다.

케타민의 통상 1회 투약량(0.03g)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무려 6만 34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막대한 물량이다. 아울러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태국의 현지 클럽에서 필로폰을 한 차례 투약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그간 A씨는 필로폰 투약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마약 밀수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인터넷 포털 및 지도 검색 기록, 가상화폐 투자 내역 등이 일반적인 환전업자의 거래 패턴으로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나아가 타인을 포섭해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시도한 정황까지 확인된다며 밀수 혐의 전반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번 범행은 막대한 양의 마약류를 국내로 들여온 사건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약 범죄의 특성상 은밀하게 진행돼 적발이 까다롭고 수많은 투약자를 양산할 위험성이 높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A씨와 함께 조직을 공동 운영한 총책으로 지목돼 기소됐던 프로그램 개발자 B씨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B씨가 A씨와 상당 기간 현지에 동행 체류했고, 귀국길에 A씨의 휴대전화를 은닉하거나 변호인을 주선하는 등 범행에 개입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은 인정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