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한 중고거래 사기범, 징역형 뒤집혔다…대법 "재판 절차부터 잘못"

입력 2026-07-14 14:52
수정 2026-07-14 14:56

인터넷 중고거래 사기로 실형을 선고받은 상습 사기범에 대해 대법원이 공시송달 절차가 위법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A씨 사건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3년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카메라와 무선이어폰을 판매한다는 허위 게시글을 올린 뒤 물품을 보낼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피해자들로부터 약 25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동종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고 실형까지 복역했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대부분이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2심도 이를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재판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현행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은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뒤 6개월 동안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만 공시송달을 통해 피고인 진술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1심은 2024년 1월 17일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뒤 약 3개월 만인 같은 해 4월 24일 공시송달을 결정했다. 법원이 피고인의 직장 주소나 가족 연락처 등을 통해 소재를 추가로 확인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진술 없이 이뤄진 소송행위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