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가 올해 2분기 매출 2500억원을 넘기며 창사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어닝쇼크'를 겪은 뒤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 재개에 힘입어 실적이 빠르게 회복됐다는 평가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5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5%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1980년 창사 이후 최대 분기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1303억원으로 51.0%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51.9%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 개선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함께 메모리 업체들의 HBM 생산설비 투자가 다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HBM 생산 핵심 장비인 열압착(TC) 본더와 마이크로 쏘 비전 플레이스먼트(MSVP) 장비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1분기만 해도 매출 509억원, 영업이익 84억5600만원에 그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HBM3E에서 HBM4로 세대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주요 고객사의 장비 발주가 일시적으로 지연된 영향이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체들의 HBM4 투자 확대가 본격화하면서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이 HBM4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HBM4E 투자도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론은 HBM 생산 확대를 위해 대만 AUO와 PSMC의 반도체 공장을 인수했으며, 싱가포르 우드랜드와 미국 아이다호 보이시, 뉴욕 메가팩토리 등에 HBM 패키징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히로시마에 HBM 패키징 공장을 구축하고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규모도 기존 20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약 375조원)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한미반도체도 차세대 HBM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말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시제품을 공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와이드 TC 본더를 출시할 계획이다.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는 2029년께 예상되는 16단 이상 HBM 양산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다.
AI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시장 공략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2.5D 패키징용 FC 본더 3.5와 2.5D TC 본더 등을 잇달아 출시해 글로벌 파운드리와 후공정(OSAT) 업체에 공급을 시작했다. MSVP 장비 역시 패널레벨패키지(PLP) 적용 확대에 힘입어 수요가 늘고 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AI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시장 확대에 맞춰 고객 맞춤형 장비 공급을 지속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