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자들 폭로 나오자…JTBC "자본잠식 은폐 아니다" 부인

입력 2026-07-14 07:40
중앙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금융당국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JTBC가 자본잠식 은폐 등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JTBC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내고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대출 실행은 모두 기업회계기준 및 자본시장법을 엄격히 준수해 적절하게 공시된 사안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회사채 발행 자금 중 330억원이 부실 자회사로 흘러 들어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스튜디오아예중앙은 지분 100%를 보유한 예능 제작 자회사"라며 "이 중 130억원은 프로그램 공급을 위해 필수적인 제작비 명목으로 지원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200억원 역시 기존의 채무보증 유동화채권을 대여금 형태로 전환한 것에 불과해 실질적인 외부 자금 유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JTBC 측은 "투자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현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향후 권익 보호를 위해 투자자들과의 소통 창구를 최대한 열어두고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앙그룹 채권 피해구제 공동변호인단(이하 채권인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에 중앙그룹 계열사 및 주관 증권사들을 상대로 한 구체적인 검사 요청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의견서에는 신원이 파악된 투자자 250명의 피해 현황이 담겼으며, 이들의 확인된 손실 규모만 325억 2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권인단 측은 자체 집계 결과 중앙그룹 회사채에 자금이 묶인 개인 계좌가 450여 개, 총투자 금액은 760억원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채권인단은 JTBC의 미공개 재무 부실과 증권사들의 불완전 판매 정황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JTBC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계열사 인수 신종자본증권 1544억원을 제외할 경우 실질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354억원에 달하는 심각한 상태였다.

결산 직전 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급히 발행하는 방식으로 완전자본잠식 처지를 모면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3개년 연속으로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감사보고서상에도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예견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대표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이 이러한 위험을 인지하고도 기업실사 보고서에 "원리금 상환이 무난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결론을 제시하며 발행을 주관했다는 폭로다.


현장 실사 역시 단 하루짜리 유선 회의로 대체되는 등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자본잠식 사실이 공시된 이후에도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상에서 별다른 위험 고지 없이 거래가 지속됐으며, 키움증권의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한 '해피콜' 절차를 무력화하도록 상담원이 유도했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12일 JTBC가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 내에 변제하지 못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중앙홀딩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연쇄적으로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JTBC에 대해서만 자율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적용해 회생 개시 결정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거액의 자금이 물린 채권 투자자들은 최근 검사 출신인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해 법정 공방을 진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