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월간 최대 매출 기록을 달성했다. TSMC는 고성능 AI 가속기에 필요한 첨단 패키징 수요가 늘어나는 데 맞춰 대만 남부에 공장 2곳을 추가로 건설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TSMC의 지난달 매출은 4426억8000만대만달러(약 20조7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9% 증가했다. 지난 5월 기록한 종전 월간 최대 매출(4169억7500만대만달러)보다도 6.2% 늘었다. 한 달 만에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올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1조2700억대만달러(약 59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2조4044억8400만대만달러(약 112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5.6% 증가한 규모다. AI 반도체 투자 열풍이 최첨단 파운드리와 패키징 수요를 동시에 끌어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TSMC는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해 대만 남부 자이과학단지에 첨단 패키징 공장 2곳을 추가로 짓는다. 우청원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주임위원은 이날 자이과학단지 착공식에서 제3·4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했다.
자이과학단지는 이번 증설로 총 4개 패키징 공장 체제를 갖추게 된다. 제1공장은 이미 양산에 들어갔고 제2공장도 조만간 가동될 예정이다. 제3·4공장이 완공되면 자이는 TSMC의 핵심 후공정 거점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공장 4곳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연간 생산 가치는 3000억대만달러(약 14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최소 9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TSMC는 첨단 패키징 기술인 '칩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생산능력을 늘리는 데 주력하는 중이다. CoWoS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하나의 기판 위에 결합하는 기술이다. AI 가속기의 연산 성능을 끌어올리려면 최첨단 공정뿐 아니라 GPU·HBM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패키징 역량이 필요하다.
TSMC가 매출 신기록과 동시에 후공정 공장 증설에 나선 이유는 급증하는 AI 주문을 소화해야 해서다. 이를 위해선 파운드리와 패키징 생산능력을 함께 늘려야 한다. TSMC는 첨단 공정에 이어 패키징 분야에서도 선제 투자에 나서면서 AI 반도체 공급망 장악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