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전 인출금, 소명 못하면 과세

입력 2026-08-28 06:00
[상속 Q&A]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은 사망 직전에 재산을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처분해 상속재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상속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망 전 일정 기간 내에 처분·인출된 금액의 용도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이를 상속인이 상속받은 것으로 추정해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하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상증세법 제15조 제1항). 이를 흔히 추정상속재산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피상속인이 재산을 처분해 받은 금액이나 피상속인의 재산에서 인출한 금액이 상속개시일, 즉 사망일 전 1년 이내에 2억 원 이상이거나 2년 이내에 5억 원 이상이고, 그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은 경우가 대상이 됩니다(상증세법 제15조 제1항 제1호). 이때 기준금액은 한 번의 인출액이나 처분액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 종류별로 합산해 판단합니다(상증세법 시행령 제11조 제5항).

여기서 재산은 △현금·예금 및 유가증권 △부동산 및 부동산에 관한 권리 △그 밖의 재산으로 구분되는데, 같은 종류의 재산은 합산하되 서로 다른 종류의 재산은 합산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예금 인출액은 예금 인출액끼리 합산하고, 부동산 처분 대금은 부동산 처분 대금끼리 합산해 각각 1년 2억 원, 2년 5억 원 기준을 충족하는지 따집니다.

따라서 예금에서 5000만 원씩 여러 차례 인출한 경우 그 합계액이 위 기준을 넘으면 추정상속재산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예금 인출액과 부동산 처분 대금은 서로 합산하지 않습니다. 채무도 마찬가지여서, 피상속인이 부담한 채무의 합계액이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2억 원 이상이거나 2년 이내에 5억 원 이상이고 그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도 상속세 과세가액에 산입될 수 있습니다(상증세법 제15조 제1항 제2호).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빠져나간 금액의 사용처를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입니다. 상증세법 시행령 제11조는 거래상대방이 확인되지 않거나, 거래상대방이 금전 등을 수수한 사실을 부인하거나, 그 돈으로 취득한 다른 재산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등을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은 경우’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이므로 유족이 사용처를 소명하면 그 부분은 상속재산으로 보지 않지만, 그 소명은 단순히 “병원비·간병비로 썼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고 영수증, 계좌이체 내역, 카드결제 내역, 병원비 납입확인서, 간병비 지급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로 뒷받침돼야 합니다.

또한 사용처를 전부 입증하지 못했다고 하여 용도가 불분명한 금액 전액이 곧바로 과세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증세법 시행령은 미입증 금액에서 처분재산가액 또는 인출 금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과 2억 원 중 적은 금액을 차감한 나머지만 과세가액에 산입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상증세법 시행령 제11조 제4항). 예를 들어 사망 전 1년 이내에 예금 5억 원을 인출해 그중 2억 원은 병원비·간병비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지만 나머지 3억 원의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미입증 금액 3억 원에서 인출액 5억 원의 20%인 1억 원(2억 원보다 적으므로 이 금액을 차감)을 뺀 2억 원이 상속재산으로 추정돼 산입됩니다.

결국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 2억 원, 2년 이내 5억 원 이상의 인출·처분·채무 부담이 있었다면, 상속세 신고 전에 그 내역과 사용처 자료를 반드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병원비·간병비·생활비·채무 변제 등 실제 사용처가 있었더라도 이를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면 상속재산으로 추정될 수 있으므로, 고인의 계좌거래내역과 각종 영수증, 매매계약서, 변제자료 등을 미리 확보해 두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광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