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만 하면 대박이네"…건물값 69% 급등한 '핫플'의 비밀

입력 2026-07-13 15:50
수정 2026-07-13 16:36

유동인구가 상권 가치를 결정한다는 기존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먼저 들어와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상권의 임대료와 건물값까지 견인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13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서울 도산공원 상권의 1분기 평균 임대료는 평당 20만원대에서 110만원대까지 5배 넘게 차이가 났다. 같은 골목 안에서도 유명 플래그십 매장이 몰린 구간에 임대료가 높게 형성됐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단순히 면적이나 위치뿐 아니라 브랜드 집적도와 입지에 따라 임대료 차이가 컸다”고 했다.

올해 도산공원 일대엔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의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부터 닥터마틴, 비바이아, 폴뉴아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의 대형 매장이 줄줄이 들어섰다. 스트리트 브랜드 베이프(사진), 애슬레저 브랜드 알로 등도 이 지역에 플래그십을 열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쇼케이스 상권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도산공원 상권의 대지 평당 거래가격은 2021년 2억1000만~2억2000만원 수준에서 지난해 3억2000만~4억5000만원까지 4년 간 69% 상승(중간값 기준)했다.


서울 북촌 역시 1년 전보다 핵심 골목의 임대료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A급 입지는 ‘바닥 권리금(자리에 대한 권리금)’만 최대 5억원까지 형성됐다. 북촌은 르라보, 말본, 소피스티케이션 등 글로벌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최근 연달아 생기고 있는 상권이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CBRE코리아 관계자는 “북촌에선 임대료 상승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브랜드가 건물을 직접 매입해 장기 거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관찰됐다”고 했다. 지난 5월엔 블루보틀이 입점한 건물이 대지 평당 2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플래그십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이라기보단 브랜드 세계관을 전달하는 마케팅 공간에 가깝다. 매출과 수익성이 중요한 일반 매장보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여력이 있다. 플래그십 매장 유입이 상권 가격을 끌어올리고 사실상 대형 브랜드만 추가로 들어올 수 있는 진입 장벽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윤선 알스퀘어 리테일사업팀장은 “브랜드가 상권의 가치를 높이고 임대료와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