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재점화 우려에도…에너지·해운株 살아남았다 [종목+]

입력 2026-07-14 06:30
수정 2026-07-14 06:40

중동 전쟁이 다시 격화될 조짐이 나타나자 정유,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주식시장의 투매 속에서도 강세를 나타냈다. 미·이란 휴전으로 안정됐던 국제 유가가 다시 튀어 오르자 정유주가 강세를 보였고, 석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관련 종목을 각각 밀어 올렸다.

일부 해운주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해상물류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막히면서 해상 운임 상승 가능성이 기대된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TX그린로지스는 전날 586원(29.99%) 상승한 254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흥아해운도 장중 15.42%까지 상승했지만, 종가 기준으론 오름폭이 0.87%로 축소됐다.

두 종목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때마다 주가가 들썩이는 ‘단골’ 전쟁 테마주다. 중동 지역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과 홍해가 봉쇄되면 해상 운임이 상승해 해운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가 시가총액이 작거나 유통주식 수가 적은 종목의 주가를 쉽게 밀어 올린 것이다.

STX그린로지스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40억원에 불과한 소형주다. 다만 STX그린로지스는 주로 석탄·철광석·농산물 등을 나르는 벌크선사로, 중동지역 해협과는 큰 연관이 없다. 그럼에도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돼 해상 운임이 급등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12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봉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미군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한 이란에 대해 공습을 가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란은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상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이 자국에 있다고 주장하며, 자국 통제에서 벗어나 운항하는 상선을 공격했다. 또 요르단 프린스 하산 공군기지 내 미군 시설을 공격했다고도 밝혔다.

호르무즈해협은 미·이란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진 글로벌 해상 석유운송량의 4분의 1이 지나는 주요 운송로였다. 이 해협이 막히면서 호르무즈해협 안에서는 석유를 임시로라도 저장할 유조선 수요가 늘어나며 운임이 치솟았다.

유조선 운임 급등의 대표적인 수혜주로는 흥아해운이 꼽힌다. 최대주주인 장금상선이 유조선 130여 척으로 구성된 선대를 운영하고 있어서다. 특히 이번 미·이란 전쟁 발발에 앞서 중고 초대형유조선(VLCC)을 사들이며 선대를 확장하기도 했다. 흥아해운의 지난 1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146억원으로 STX그린로지스의 30배에 달했다. 다만 유통주식 비율이 29.29%로 낮은 편이다.

호르무즈해협에서 석유가 나오지 못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한다. 실제 이날 장외 선물시장에서 4% 넘게 뛰어 배럴당 70달러대 중반에 이르렀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자 정유주가 급등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7.09%, S-Oil은 5.60% 급등했다. 재고평가이익에 대한 기대가 정유사 주가를 밀어 올렸다. 정유사가 정제하기 위해 미리 사둔 원유(재고)의 가치가 높아진 데 따른 장부상 이익이 재고평가이익이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사는 재고평가손실을 떠안게 된다.

재고평가손익과 별개로, 정유사의 장기적인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증권가 분석도 눈길을 끈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조선 내 석유 재고가 일시적으로 풀리면서 국제유가가 낮아졌지만, 정제마진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란 전쟁 과정에서 파괴된 정유설비 규모는 하루 350만 배럴로 알려졌다”며 “1970년대 오일쇼크는 정치적으로 해결됐지만, 지금은 물리적으로 파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인한 석유수급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대가 관련 종목의 주가를 밀어 올린 점도 주목된다. 이날 SK이터닉스는 12.14%,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5.26%, OCI홀딩스는 3.39% 상승했다.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량 변동성이 큰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 기대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각각 0.77%, 1.38% 상승했다. 두 종목의 장중 고점은 각각 6.13%, 10.94% 오른 수준에서 형성됐지만, 증시 전반의 투매로 상승분을 대거 반납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