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을 계기로 중국을 방문한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가 베이징 도시철도 관제센터와 톈진 경제시설 등을 둘러보고 귀국했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7년 만의 방북 이후 북중 고위급 교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이 정치적 '혈맹' 과시를 넘어 경제·교통 인프라 협력 재개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박 총리는 전날 중국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에게 감사전문을 보냈다. 박 총리는 전문에서 "이번 방문이 성과적으로 진행된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전통적인 조중 친선협조관계를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대목은 박 총리의 마지막 방중 일정이다. 북한 대표단은 베이징에서 중국공산당 역사전시관을 찾은 데 이어 베이징시 도시철도 관제센터를 방문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박 총리는 도시철도 관제센터에서 환승 방식과 노선망 운영 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질문하며 중국의 도시철도 건설과 현대적 운영 체계를 살펴봤다. 톈진에서는 중국자원순환집단유한공사 녹색저탄소순환경제 시범기지 등도 참관했다.
이는 북중 양측이 조약 65주년을 계기로 군사·안보 연대뿐 아니라 경제협력 의제를 함께 띄우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리 총리는 지난 11일 박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의 발전전략 연계, 경제·무역 왕래 확대, 교통망 연결, 보건·교육 등 민생 분야 협력 심화를 거론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양측이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북한으로서는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이후 장기간 이어진 국경 통제 여파로 침체된 무역과 물류 회복이 절실하다. 중국 역시 러시아와 밀착한 북한을 다시 자국 영향권 안에 묶어두기 위해 경제협력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중 접경 지역에서는 최근 철도·통관·물류 인프라 재정비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북중 경협이 단기간에 대규모 투자나 제재 우회성 사업으로 확대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가 여전히 북한의 광물 수출과 해외 노동자 송출, 대규모 합작사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양측은 당분간 교통망 연결, 민생 분야 교류, 변경무역 확대 등 제재 저촉 가능성이 낮은 분야부터 협력 복원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중우호조약은 1961년 김일성 당시 북한 내각 수상과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체결한 조약으로, 한쪽이 외부의 무력 침공을 받을 경우 다른 한쪽이 군사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북중은 올해 조약 체결 65주년을 맞아 정상 간 축전 교환, 시 주석의 방북, 박 총리의 방중을 잇달아 진행하며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