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야호!"
걸그룹 리센느(RESCENE)가 유행어 하나로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르는 동시에 한 지자체의 관광 지도까지 바꾸어 놓는 이례적인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13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멜론에서 리센느를 검색한 이용자 수는 이들의 유행어 '거제 야-호'가 포함된 유튜브 영상이 업로드된 올해 3월 20일 대비 지난달 4일 기준 6550% 이상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3월 데뷔한 리센느(원이·리브·미나미·메이·제나)의 미니 1집 타이틀곡 '러브 어택'(LOVE ATTACK)이 이른바 '밈(Meme)' 열풍을 타고 두 번째 역주행을 기록하며 차트 최상위권을 점령한 모양새다.
해당 열풍은 리더 원이의 유튜브 채널 콘텐츠에서 시작됐다. 일본의 '갸루' 콘셉트 영상 촬영 중 거제 출신인 원이가 "너 이러고 거제 가면 거제 시민들에게 혼나 진짜"라고 말하자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거제 야호!"라고 재치 있게 받아친 한마디가 올봄 최고의 유행어로 부상했다.
콘텐츠에서 원이가 구사한 특정 사투리 어미(-노)로 인해 일각에서 일베(일간베스트) 용어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지역의 자연스러운 사투리 표현이라는 옹호 속에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고 인기를 이어갔다.
이후 대중의 관심은 음원 스트리밍으로 직결됐다. 6월 말 기준 '러브 어택'의 스트리밍량은 지난 2월 대비 2019% 증가했으며 청취자 수는 977% 늘어났다. 이러한 화제성에 힘입어 리센느는 지난 8일 진행된 멜론 '뮤직웨이브' 라이브 채팅 이벤트에서 동시 접속자 수 기준 역대 걸그룹 중 1위(가수 전체 7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플랫폼 측은 팬들의 실시간 청취 열기가 반영되면서 '러브 어택'이 당일 오후 10시 멜론 'TOP100' 차트에서 데뷔 2년 4개월 만에 첫 1위를 밟는 데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해당 곡은 13일 오전 9시 현재까지도 멜론 'TOP100'에서 왕좌를 지키고 있으며, 카라의 곡을 재해석해 최근 발표한 신곡 '프리티 걸'(Pretty Girl) 또한 6위에 안착하며 대세 입지를 굳혔다.
이들의 활약은 가요계를 넘어 지역 경제로까지 뻗어 나가고 있다. 멤버 원이가 "거제 여행객이 300% 늘었다고 한다"고 직접 언급했을 만큼 '거제 야호' 신드롬은 실제 오프라인 관광 수요로 이어지는 추세다. 실제로 거제식물원, 덕포해수욕장 등지에는 '거제 야호'를 외치며 사진을 찍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유행어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자 경남 거제시는 이를 기회로 삼아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제시는 최근 중국 및 동남아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잇따라 초청해 관광상품 개발을 위한 팸투어를 진행하며 해외 여행객 유치에 나섰다.
아울러 흥남철수기념관 개관에 맞춰 주요 숙박시설 및 관광시설과의 연계 할인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는 등 체류형 관광 콘텐츠 확충에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한 편의 예능 콘텐츠에서 시작된 걸그룹의 말 한마디가 가요계 차트 점령을 넘어 지자체의 핵심 관광 마케팅 지형까지 뒤흔드는 거대한 나비효과를 낳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