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수인 헬륨의 수출을 금지한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관세청)는 10일 공고를 통해 헬륨에 대한 임시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이번 조치가 중국 대외무역법 등 관련 규정에 근거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수출을 금지한 구체적인 배경과 조치의 적용 기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발표와 동시에 시행된다.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후속 조정 사항은 별도 공고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헬륨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 과정에서 장비와 소재를 안정적으로 냉각하는 데 사용되는 핵심 산업용 가스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의료 장비, 우주발사체와 항공우주 장비, 초전도 기술, 정밀 계측, 기초과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폭넓게 사용된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글로벌 핵심 원자재와 전략 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희토류를 비롯한 일부 핵심 광물과 관련 품목에 수출 허가제를 도입했다. 수출 기업에 최종 사용자와 사용 목적 등을 확인하도록 요구해 관련 공급망 관리 수준을 높였다.
중국의 이번 수출 금지 조치로 글로벌 헬륨 시장의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금지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헬륨 가격 상승과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의 생산 원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국내 반도체산업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헬륨 중국 수입 의존도는 1.7%로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 수입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카타르가 중동 전쟁 여파로 헬륨 생산을 중단하면서 최근 중국산 수입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