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핵심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유럽 공급업체를 우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EU 집행위원회가 가스 공급, 에너지 채굴, 전력망, 철도, 항만, 공항, 우편 서비스 등에서 유럽 업체를 우대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공조달 규정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유럽산 비중이 전체 가치의 절반을 넘는 상품·서비스의 입찰을 공공기관이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담겼다.
유럽산 우대 대상으로 명시된 분야 외에 디지털·금융 인프라 등도 위험 분야로 꼽혔다. 해외 공급망 의존이 안보 위협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분야에서는 공공 발주기관이 조달 과정에 안보와 공공안전 위험을 고려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개편안은 여름 휴가철이 끝난 뒤 정식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은 EU가 경제적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메이드 인 유럽’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2조6000억유로 규모 공공조달 시장을 무기로 삼아 중국 등 외국과의 경쟁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EU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계속 확대돼 지난해 3600억유로에 이르렀다. EU 집행위는 특히 반도체와 희토류 분야에서 유럽 기업들이 중국 공급업체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모든 외국 기업이 밀려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영국 등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에 가입한 일부 비회원국 기업은 EU의 우대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집행위는 상대국이 EU 기업에 상응하는 시장 접근을 보장하지 않으면 해당국 기업의 혜택을 박탈할 수 있도록 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