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살인자 편"…이채원 양 어머니의 피맺힌 호소

입력 2026-07-08 14:33

고(故) 이채원 양 유족이 가해자 장윤기에 대한 사형 선고와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했다. 경찰 간부들의 증거인멸 의혹까지 불거진 만큼 사건 관련자 모두의 책임을 가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양의 어머니는 8일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응급구조사'가 되고 싶다던 딸이다. 지금 하루하루 숨 쉬는 것도 미안하고 고통스럽다. 부디 가해자에게 사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딸이 응급구조사를 꿈꾸던 학생이었다고 회상하며 여러 차례 말을 잇지 못했다. 검은 마스크를 쓴 채 기자회견장에 선 이 양 어머니는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가해자에게 최고형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은 딸의 신상까지 공개한 이유도 설명했다. 이 양 어머니는 "저희는 가해자에게 반드시 사형이 내려질 수 있도록 법이 바뀌는 일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피눈물을 흘리며 딸의 이름과 얼굴까지 세상에 공개했다"며 "다시는 우리 채원이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 하나뿐이다"고 말했다.

경찰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유족은 사건을 엄정하게 다뤄야 할 경찰 내부에서 오히려 수사 축소와 은폐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양 어머니는 "그런데 국민을 보호해줘야 할 경찰이 뒤에서는 사건을 축소하고, 조직적으로 은폐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누구보다 엄정하게 수사하고 우리 채원이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이라 믿었던 경찰이 우리 편이 아니라 살인자의 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증거 확보와 보존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전면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경찰의 직무 수행 자격까지 문제 삼으며 단순 실수가 아닌 중대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유족은 가해자의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점이 사건 처리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양 어머니는 "왜 내 딸이 죽어야 하냐. 자식을 잃은 심정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진다"며 "수사와 재판을 통해 모든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관련자 모두에게 엄중한 책임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 간부들이 증거인멸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해당 간부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