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박지성 등판했다…고강도 쇄신 예고한 K-축구혁신위

입력 2026-07-06 17:12
수정 2026-07-06 17:15

한국 축구의 새 판을 짤 'K-축구 혁신위원회'가 첫발을 뗐다.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기 탈락으로 불거진 축구계 전반의 쇄신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지성 FIFA 분과위원회 위원을 공동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출범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그릴 혁신위에는 박지성 위원장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축구 국가대표 출신의 이영표·박주호 해설위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조연상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유영근 변호사, 김대희 부경대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한시적으로 운영될 혁신위는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제기된 축구계 혁신 요구에 부응해 K-축구 거버넌스, 유소년 선수 육성, 첨단 기술 시스템 도입 등 한국 축구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주요 과제를 논의하게 된다. 최휘영 장관이 맡기로 했던 공동위원장직은 유승민 체육회장에게 돌아갔다.

최 장관은 이날 첫 회의에 앞서 혁신위 활동이 축구협회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나 개입으로 비칠 우려를 차단하려는 듯 자신의 역할은 조력자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축구협회의 독립성은 반드시 보장받아야 할 가치이며 약속"이라며 "정부가 법에 정해진 범위를 넘어서서 협회 사무에 개입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공동위원장직에서 물러나 한 사람의 위원으로 참여하겠다"면서 유승민 체육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추대해 위원들의 동의를 얻어냈다. 이어 "정부는 한 걸음 뒤에 서서 여러분들과 함께 K-축구의 미래를 설계하고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은 또 혁신위 운영은 "우리나라 축구의 미래를 이끌고 갈 축구협회의 차기 집행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한시적이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설명하면서는 "차기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분을 모셨다"면서 "그래서 축구인 중에서는 박지성, 이영표, 박주호 이 세 분을 먼저 뽑았다"라고도 했다.

공동위원장직을 수락한 유승민 회장은 "체육인의 한 사람이고 체육계 행정을 이끄는 체육회장이기 때문에 책임을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번 월드컵이 끝난 후에 국민 여러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함께 무거운 마음으로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위원회의 논의가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논의 결과가 권고인지 또 협의안인지 또는 후속 절차를 전제로 한 이행 과제인지 그 성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 공동위원장 역시 "축구협회는 체육회 산하 단체만이 아니라 FIFA의 정관을 따라야 하는 단체로서 저희가 독립성과 자율성에 대해서도 분명히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박지성 위원장은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축구인으로서 좀 죄송스럽기도 하고 너무나 감사드린다"고 입을 뗐다. 그는 "한국 축구는 우리나라의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에 하나"라며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면 안 된다는 게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 축구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 단순히 축구 종목뿐만이 아니라 한국 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끌어가면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회가 끝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이날 혁신위 출범에 앞서 협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이라는 중책을 맡는 동안, 한국 축구의 발전과 영광만을 바라보며 달렸다"며 "모든 영광과 성과는 선수들과 팬 여러분 덕분이고, 모든 부족함과 과오는 오롯이 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저는 회장직에서 물러나 한 명의 열성적인 축구 팬으로 돌아가 한국 축구를 응원하겠다"며 "한국 축구는 언제나 그랬듯, 수많은 시련을 넘어 다시 한번 높이 비상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