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제 아트 갤러리, 포르투갈 현대미술 2인전 'MEMO NEURO' 개최

입력 2026-07-06 11:23

서울 베르제 아트 갤러리가 포르투갈 현대미술 2인전 'MEMO NEURO'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기억(Memory)’과 ‘신경(Neuro)’을 주제로, 서로 다른 조형 언어를 통해 인간 존재와 감정의 층위를 탐구하는 포르투갈 현대미술 작가 마팔다 곤살베스(Mafalda M. Goncalves)와 로드리고 칸양(Rodrigo Canhao)의 2인전이다. 기억이 인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식과 감정, 경험이 인간의 마음과 신체에 남기는 흔적을 두 작가의 상이한 조형 언어를 통해 조명하며, 관람객에게 기억과 감정, 존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마팔다 곤살베스는 기억과 시간, 인간 정체성의 유동성을 탐구하는 포르투갈 현대미술 작가다. 그녀의 작품 속 인물들은 얼굴이 생략되거나 신체의 일부만 등장하며, 화면은 의도적으로 비워지거나 잘려 있다. 이는 시간이 흐르며 불완전하게 남겨지는 기억의 특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작가는 완전한 재현보다 흐릿하게 남은 감각과 감정의 잔상을 포착하며, 관람자가 스스로 자신의 기억을 투영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든다.

특히 캔버스뿐 아니라 금속판, 대리석, 돌, 오래된 문짝, 건축 폐자재 등 비전통적 재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러한 재료들은 단순한 조형 실험을 넘어, 시간의 흔적과 삶의 층위를 품은 매개체로 기능한다. 버려진 물질 위에 다시 새겨진 이미지들은 상실과 복원, 기억과 재생이라는 주제를 전달한다.

로드리고 칸양은 지난 30여 년간 회화와 드로잉을 중심으로 인간 심리와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를 탐구해온 작가다. 그의 작업은 유머와 풍자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 이면에는 현대인이 마주하는 외로움, 불안, 관계의 긴장, 그리고 사회적 가면 뒤에 숨겨진 복합적인 감정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Me Too’ 시리즈는 “나도 그래”라는 짧지만 강력한 공감의 언어를 통해 현대인의 고립감과 연결에 대한 욕망을 섬세하게 드러낸다.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 익살스러운 표정, 과장된 장면들 속에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심리적 균열과 사회적 압박이 녹아 있다. 로드리고 칸양은 웃음을 유발하는 이미지 뒤에 숨겨진 인간의 취약함을 포착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과 삶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지난 1일 열린 오프닝 리셉션에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마팔다 곤살베스가 직접 내한해 관람객들과 작품 세계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작가는 대표 작품과 작업 과정, 작품에 담긴 기억과 시간에 대한 철학을 직접 소개하고 관람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한편 'MEMO NEURO'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며, 관람 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오는 18일에는 베르제 아트 갤러리에서 ‘포르투갈 언어·문화 교류 프로그램’이 개최될 예정이다. 전시와 함께 포르투갈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예술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적 교류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된다.

김성혜 한경닷컴 기자 shkim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