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막판 "조문 불가"…韓 대사관, 참석하려다 발길 돌렸다

입력 2026-07-05 21:02
수정 2026-07-05 21:21

한국 정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에 주이란한국대사관이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란 측 사정을 고려해 철회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 관계자는 "이란의 초청을 받아 테헤란 주재 한국대사관이 조문하려고 했으나, 막판에 이란 측에서 장례식 수용 인원 상의 기술적 이유로 조문이 어렵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나무호를 비롯한 한국 선박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란 측에 성의 표시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장례식 참석으로 미국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현지 대사급으로 조문 수위를 조절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 정부는 다른 국가들 또한 이란 현지 공관의 조문이 무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이란 정부가 고위 대표단이 아닌 대사급 인물의 조문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3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도 "장례식 참석을 철회한 최소 13개 국가 중 일부는 행사 참석을 위해 테헤란 주재 자국 외교관을 대신 내세웠으나, 이란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타스님통신은 한국을 특정하진 않았으나 동아시아 주요 2개국, 동유럽 3개국, 아프리카 5개국, 아랍 2개국 등이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고위급 대표단 파견으로 호응하지 않거나, 불참을 통보한 국가를 두고 ‘참석을 철회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타스님통신은 이들 국가가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아 참석을 철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참국 명단이 공개된 것은 아니나 일본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의 조문 여부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번 장례식에 중국은 허웨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조문에 나섰다.

러시아에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장례식을 찾았다.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도 정부 대표단을 보냈다.

반면 서방 주요국은 일제히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외무부는 장례 일정에 앞서 미·이스라엘 공습을 지지한 국가와 유럽국의 정부는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