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쿠팡 '정보유출 발표' 직전 팔고 '청문회' 때 매수
美 당국자들 '이해충돌'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운용사를 통해 쿠팡 주식을 거래한 시기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다. 거래 횟수는 18차례로, 쿠팡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치권에서 한국 정부를 비판하던 시점과 맞물린다.
5일 미국 정부윤리청(OGE)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 계좌 두 곳을 통해 쿠팡 보통주를 거래했다. 작년 10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쿠팡 주식을 사들였다가 매도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표되기 직전 주식을 모두 팔았다. 이후 작년 12월 중순부터 다시 쿠팡 주식을 사들여 보유 금액을 늘려왔다. 같은 달 17일 한국에서는 ‘쿠팡 청문회’가 이뤄져 미국에서도 주목받았다.
올해 1월부터는 미국 정치권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월에는 쿠팡에 대한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 비공개 증언이 이뤄졌다. 미국 기업인 쿠팡을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잇따랐다. 최근에도 백악관과 하원은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가장 큰 규모로 쿠팡 주식을 매수한 지난 2월 초 쿠팡 주가는 주당 18달러 안팎이었다. 5월에는 일부 주식을 15달러 선에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의 조사 등으로 쿠팡 주가가 떨어져 트럼프 대통령이 손실을 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투자 계좌에선 지난해 주식 거래가 2만1000건 넘게 이뤄졌다. 특히 4월 2일 ‘해방의 날’ 상호관세 발표 직후 시장이 급락하는 과정에서도 계좌에서는 대규모 매매가 이어졌다. 4월 8일에는 애플과 벅셔해서웨이 등 우량주 327개 종목을 360만달러어치 이상 사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SNS에 “지금은 (주식을) 매수하기 좋은 시기”라고 올린 뒤 같은 날 오후 대부분의 관세 조치를 유예했다. 이후 미국 증시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 계좌에서 하루 평균 개별 종목이 수백 건 거래됐고 일평균 거래 규모는 약 420만달러였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를 최대 2500만달러까지 매입했다. 브로드컴, 아마존, 알파벳 등에 투자했고 일라이릴리와 JP모간, 비자도 사들였다.
인텔 주식을 25만달러어치 매입한 지 며칠 만에 인텔 지분 10%를 미국 정부가 확보하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인텔 주가는 370% 이상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전문 기업인 MP머티리얼스 주식도 샀다. 취임 직후부터 5월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매입했다. 당시 희토류는 중국의 강한 시장 지배력에 밀려 투자 매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미국 정부는 희토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MP머티리얼스 지분 15%를 확보한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최대 100만달러 수익을 거둔 것으로 신고됐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