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리얼돌 보고서' 檢 송치 누락…경찰, 뒤늦게 감찰 착수

입력 2026-07-03 22:35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증거물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보고서가 경찰의 과실로 검찰에 수 주 동안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과정에서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에게 피의자의 주거지 정보가 유출되고 수사관과의 사적 연관성이 드러나는 등 부실 수사 정황이 포착돼 경찰청이 공식 감찰에 착수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경찰청 감찰관 2명은 이날 오후 장윤기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에 현지 조사를 착수하고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집중 감찰에 돌입했다.

이번 감찰은 장윤기 자취방에서 발견된 목·가슴 부위 훼손 리얼돌에 대한 국과수 DNA 감식 보고서가 검찰 송치 과정에서 누락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됐다.

국과수 감식 결과 해당 리얼돌에서는 장윤기의 DNA가 검출됐으며, 분석 보고서는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이후인 지난 5월 18일 경찰에 접수됐다.

그러나 경찰은 이를 검찰에 즉각 송부하지 않았으며, 최근 재판 증거 목록에 해당 보고서가 누락된 것을 인지한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고서야 뒤늦게 송치 누락 사실을 파악했다.

결과 통보 6주가 지난 이달 2일에야 검찰에 전달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학수사 및 형사사법정보시스템 간 자료 전송 과정에서 발생한 실무자의 행정적 과실"이라고 해명했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가족에 대한 특혜 제공 및 수사 가이드라인 유출 의혹도 제기됐다.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지난 5월 8일,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는 아들의 원룸을 방문해 해당 리얼돌을 외부로 반출해 폐기했다.

이 과정에서 평소 아들로부터 주소와 출입문 비밀번호를 공유받지 못했던 아버지는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해당 정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거지 압수수색이 끝났고 보존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해 통상적인 '인계'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리얼돌 폐기 당일 수사관의 입회하에 장윤기와 그의 아버지가 휴대전화 통화를 연결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장윤기가 범행에 사용한 스마트폰을 강물에 버렸다고 진술하며 정확한 유기 장소를 묵비하자, 경찰이 가족을 통한 설득 목적으로 통화를 연결했다는 것이 경찰 측 주장이다.

특히 담당 수사팀 인원 중 1명이 장윤기의 아버지와 과거 동일한 근무지에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수사 기간 중 수차례 개인적인 통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밝혀져 유착 의혹을 키우고 있다.

경찰청 감찰 수사팀은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가 수사에 영향을 지쳤는지 여부와 담당 수사진의 기밀 유출, 증거 인멸 방조 여부를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리얼돌 감식 결과를 장윤기 재판의 증거로 추가 신청할지 검토 중이다.

리얼돌 실물은 이미 폐기돼 현재 재판에는 상태를 기록한 동영상과 사진만 제출돼 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