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신임 사장에 이성훈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10개월 공백 마침표

입력 2026-07-02 23:23
수정 2026-07-02 23:28


LH(한국토지주택공사) 신임 사장에 이성훈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이 임명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지난해 9월 이한준 전 사장 사퇴 이후 10개월 가까이 이어진 리더십 공백이 마무리됐다. 정부 주택공급을 현장에서 총괄하는 자리로, 신임 사장은 수도권 135만 가구 착공과 173조600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안은 조직의 개혁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맡게 됐다.

2일 관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신임 LH 사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지난달 3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후보군을 압축한 지 이틀 만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오르고 매수 심리가 살아나는 등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공급 실행 주체의 공백을 더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신임 사장은 이르면 3일 취임식을 열고 곧바로 업무에 들어간다.

이 신임 사장은 1996년 기술고시(32회)로 공직에 입문한 국토부 관료 출신이다.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물류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거쳤고, 2021년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재직할 때 경기도청 건설국장으로 파견돼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에는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정부 부동산 정책 실무를 조율해왔다. 공급 정책의 설계와 집행 과정을 두루 지켜본 인사가 실행 주체인 LH를 직접 맡게 된 셈이다.

국토부 출신 LH 사장은 2016년 취임한 박상우 전 사장 이후 10년 만이다. 그동안엔 국토부 밖 인사가 사장을 맡아왔다. 국토부 안팎에선 공급 정책을 두루 아는 정통 관료가 현장에 투입된 만큼 부처와 LH 사이의 정책 조율이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LH는 정부 주택공급을 가장 앞장서 실행하는 기관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고 밝혔고, 이 가운데 LH가 직접 시행하는 물량만 6만 가구에 이른다. 여기에 신축 매입임대와 국공유지 복합개발까지 LH가 맡고 있다. 그러나 사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사업 우선순위 조정과 대규모 예산·조직 결정이 미뤄져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내부 개혁도 새 사장의 몫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민간과 국토부가 참여하는 LH 개혁위원회를 꾸려 주택공급과 자산관리·운영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173조600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기능별로 나눠 재무 부담을 덜겠다는 구상이다. 개혁안은 사실상 완성 단계지만 이를 책임지고 실행할 수장이 없어 발표가 미뤄져 왔다. 새 사장 취임으로 개혁안 공개와 조직 개편도 함께 진행될 수 있게 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LH가 수장 공백 탓에 공급 대책을 제대로 밀어붙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정부 부동산 정책을 가까이서 다뤄온 인사인 만큼 그간 발표된 대책의 실행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