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하청노조 파업권 확보…노란봉투법 시행 후 첫 사례

입력 2026-07-02 22:59
수정 2026-07-03 00:43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후 처음으로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을 상대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를 하고 곧바로 ‘쟁의 절차’를 밟는 하청 노조가 늘어나면서 하반기부터 산업 현장에서 노사 갈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금속노조 웰리브지회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원청 한화오션을 상대로 제기한 쟁의 조정 신청을 접수한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결렬)’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결정으로 웰리브지회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을 상대로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파업 등 쟁의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노조 찬반투표와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웰리브지회는 지난달 시행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78.3%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3월 노동조합법 개정 시행 이후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파업권을 확보한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조에 따르면 개정 노조법이 시행된 3월 10일 두 노조는 원청인 한화오션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교섭 요구 노조 공고 과정에서 웰리브지회를 제외했다. 이에 노조가 공고 시정을 신청했고 경남지노위는 4월 웰리브지회를 포함해 교섭 요구 노조를 다시 확정 공고하라고 판정했다. 한화오션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고 중노위도 6월 초심을 유지하면서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노조는 한화오션에 열 차례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중노위 판정 이후에도 회사가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우선 한화오션에 11차 단체교섭을 다시 요구하고, 회사가 계속 교섭을 거부하면 두 지회가 공동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조선하청지회는 2022년 한화오션을 상대로 51일의 ‘옥쇄 파업’을 벌이면서 극단적 대립으로 치달은 적이 있다. 이 파업은 노조법 개정의 계기가 됐다.

이광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하청 노조 파업이 현실화하면 법원 등에서 쟁의 행위 대상이 되는 의제와 의제를 벗어난 파업의 불법성, 파업 범위 등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