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사가 휴머노이드 로봇용 고밀도 양극재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대주전자재료와 포스코퓨처엠 등은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한된 공간에 장착되는 배터리로 고출력 성능을 구현해야 하는 휴머노이드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2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 4대 양극재 회사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업체의 의뢰를 받아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높인 양극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휴머노이드사는 배터리 성능을 끌어 올릴 수 있다면 단가 인상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으로 구성되는 배터리의 필수 소재다. 니켈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성능이 좋아진다. 현재 90%를 조금 웃도는 니켈 비중을 휴머노이드 양산이 본격화하는 2028년께 96%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통상 하루에 한 번 충전하는 전기차와 달리 휴머노이드는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충·방전 횟수가 많다. 양극재사들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단결정 기술과 특수 코팅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음극재사는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이론상 저장 용량이 열 배 커 배터리 부피를 줄이면서도 로봇 운용 시간을 대폭 늘릴 수 있다. 대주전자재료와 포스코퓨처엠 등은 흑연 내 실리콘 배합 비중을 10~20%까지 높이는 고함량 실리콘 음극재 양산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전고체 배터리용 소재 개발도 구체화하고 있다. 전고체는 액체인 전해질을 고체로 바꾸는 기술로 에너지 효율과 화재 안전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칼은 고체 전해질의 핵심 원료인 황화리튬 양산 설비를 연산 150t 규모로 구축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