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상반기 美 최다 판매…'톱3 브랜드' 눈앞

입력 2026-07-02 17:33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미국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하이브리드카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미국 대표 브랜드인 포드를 밀어내고 조만간 ‘톱3’ 브랜드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보다 3.0% 늘어난 92만383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발표했다. 현대차가 2.7% 증가한 48만9656대, 기아가 3.4% 늘어난 43만727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실적에 포함되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판매량이 4.6% 늘었다.

일등 공신은 하이브리드카다. 현대차·기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5% 많은 22만5321대의 하이브리드카를 미국에서 팔았다. 현대차는 판매량이 32.4% 늘었고, 기아는 68.0% 급증했다. 전기차는 9.7% 줄어든 4만193대에 그쳤지만, 지난해 10월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진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풀라인업’ 전략이 시장에 먹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부터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싼타페 등에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 엔진을 얹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올해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에도 하이브리드 라인을 추가했다.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 규모는 2019년 45만7000대에서 지난해 172만9000대로 네 배 가까이 커졌다. 미국 정부가 올해부터 수입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그룹이 연내 포드를 제치고 미국 시장 톱3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미국 시장 판매 1위는 제너럴모터스(GM)이며 도요타, 포드, 현대차그룹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중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GM과 포드는 판매가 부진하다.

GM은 지난해 4분기(-6.9%)를 시작으로 올해 2분기(-4.2%)까지 세 분기 연속 판매가 줄었다. 포드는 올 1분기 판매량이 8.8% 줄어든 데 이어 2분기 역시 11.5%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은 78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2% 폭락했다. 월평균 판매량(15만7000대)을 고려해 상반기 판매량을 추산하면 94만2000대로 현대차그룹과의 격차가 2만 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폭 넓은 하이브리드카와 SUV 라인업을 갖춘 업체 위주로 미국 자동차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