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임종훈, "어머니와 누나 뜻 따라가겠다"…제3자에 지분 매각

입력 2026-07-02 17:56
수정 2026-07-02 18:17
이 기사는 07월 02일 17: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사내이사(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가 보유 지분 2.5%를 사모펀드(PEF) 나우IB에 넘긴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측의 지분 전량 인수 제안을 거절한 지 넉 달 만에, 신 회장이 아닌 제3의 투자자를 택한 것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임 대표는 보유 주식 170만9788주(지분 2.5%)를 주당 4만8000원, 약 820억원에 나우IB에 장외매도하기로 하고 이날 거래계획을 신고했다. 매각이 완료되면 임 대표의 개인 지분율은 5.09%(348만주)에서 2.59%(177만주)로 절반가량 줄어든다.
앞서 신 회장 측은 지난 2월 30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해 임종훈 지분 5.09% 전량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임 대표가 거절하면서 거래는 무산됐다. 이번에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는 했지만 상대는 신 회장이 아닌 재무적투자자(FI)로, 신 회장에게 지분이 넘어가는 시나리오는 실현되지 않았다.
이날 임 대표는 입장을 통해 "이번 매각은 창업주인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뜻을 이어가기 위해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불필요한 논란이 사라지고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 누나인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창업주의 '제약보국'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회사 발전에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하며, 이번 결정이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창업주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부인 송영숙 회장·장녀 임주현 부회장(모녀) 측과 장남 임종윤·차남 임종훈(형제) 측이 경영권을 다퉜고, 이 과정에서 송영숙·임주현·신동국·라데팡스파트너스로 구성된 '4자연합'을 결성해 형제 측을 제압했다. 이 4자연합의 전체 지분은 63.89%인데, 여기서 신 회장 개인·한양정밀 몫(29.83%)을 빼면 나머지가 약 34%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임종훈의 지분이 이 격차를 벌리거나 좁힐 수 있는 변수로 지목해왔다. 그가 특별관계자 지분까지 합친 약 9%의 지분으로 모녀 측에 힘을 보태면 신 회장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반대로 신 회장 쪽에 서거나 신 회장이 그의 지분을 외부에서 흡수하면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다만 그가 과거 경영권 분쟁에서 모녀 측과 대립했던 만큼, 곧바로 모녀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신중론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날 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사실상 모녀 측 우호 지분으로 서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신동국 회장과 모녀 측은 현재도 4자연합 주주 간 계약(우선매수권 포함)에 묶여 있으며, 계약기간은 2029년까지로 알려졌다.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도 곧바로 표 대결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계약이 종료되면 그동안 쌓인 지분 격차를 기반으로 경영권을 둘러싼 표 대결이 재점화될 수 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