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재건축을 추진해 온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법정 처리기한보다 한 달가량 빠른 인가가 이뤄지면서 장기간 표류했던 재건축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강남구는 2일 대치동 316번지 일대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의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가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강남구 첫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이자, 강남구 재건축 사업 가운데 최단 처리 사례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5월 22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했다. 강남구는 약 80개 관계 부서와 기관 협의, 주민공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법정 처리기한인 60일보다 33일 앞당겨 인가를 완료했다.
이번 인가에 따라 은마아파트는 대지면적 24만3552.6㎡ 부지에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 동, 585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된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주택 909가구와 공공분양주택 195가구가 포함되며, 주민 편의를 위한 부대복리시설과 공공개방 커뮤니티시설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강남권을 대표하는 노후 아파트다.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재건축을 추진해 왔지만 안전진단과 조합 내 갈등, 정비계획 변경 등이 이어지며 20년 넘게 사업이 지연돼 왔다.
사업은 2023년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정비계획 변경과 통합심의를 마쳤다. 이번 사업시행계획인가로 관리처분계획 수립 및 인가, 이주, 철거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조합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남구는 이번 인가를 계기로 재건축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구청장이 직접 단장을 맡는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 TF'를 통해 사업장별 공정관리와 관계기관 협의, 주민 소통,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합 지원할 예정이다.
강남권 재건축 사업은 조합 내부 갈등과 상가 이해관계, 공공기여 및 기반시설 협의 등으로 절차가 장기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강남구는 사업별 쟁점을 초기 단계에서 조정하고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선제적으로 진행해 후속 절차 지연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현기 강남 구청장은 "이번 인가는 민선 9기 첫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이자 법정 처리기한을 33일 앞당긴 강남구 최단 기록"이라며 "오랫동안 재건축을 기다려온 주민들에게 사업이 실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신호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구청장이 직접 챙기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속도와 결과로 보여드리겠다"며 "남은 절차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